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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벤처업계 대부’ 이민화 카이스트(KAIST) 초빙교수는 정부의 벤처정책을 이 같이 평가했다. 이번 정부가 벤처·창업 활성화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지만 예전 정부와 비교해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가두리 양식형’ 지원정책 양산보다 규제를 혁파하고 재도전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벤처를 포함한 중소기업 지원정책 관련 자금이 연간 3조원 이상인데, 대부분 지원자금이고 이는 전 정부나 현 정부나 마찬가지”라며 “지원정책도 약 1200개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지만, 실효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정책은 최대한 없애는 것이 좋다”며 “지원과 동시에 규제만 양산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들어 정부가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는 등 규제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행보에 대해서는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경쟁국가에 비해 3년 이상 늦었지만 규제 샌드박스, 규제프리존 등의 일련의 규제개혁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면서 “2년간 규제가 유예되는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벤처기업들의 새로운 도전이 불꽃처럼 타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장의 체감이 더딘 점에 대해선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평했다. 이 교수는 “아직 기업 현장에선 규제혁파의 의미가 제대로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적 지원과 업계의 적극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성공사례가 나오면 규제 샌드박스는 본격적으로 불타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교수는 국내 최초로 초음파진단기를 개발, 메디슨(현 삼성메디슨) 성공신화를 썼다. 초대 벤처기업협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