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건설이 같은 달 26일 경주 천북면 동산리 일대에서 청약에 나섰던 ‘경주 휴엔하임 퍼스트’(전용 49~74㎡)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주 천북지구에서 올해 첫 분양에 나선 아파트로 3일간 1만 2000명이 모델 하우스를 찾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딴판이었다. 중소형 아파트 658가구를 공급했지만 1순위에서 125명이 청약해 0.18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2순위에서도 318명이 더해지는데 그쳐 0.67대 1로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방문 따로, 청약 따로’ 단지 잇달아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과 달리 요즘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여전히 구름 인파가 몰린다. 모델하우스 개관 며칠 만에 방문객이 1만~2만명을 훌쩍 웃돌았다는 단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북적대는 모델하우스와 달리 실제 청약 성적은 기대를 밑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청약을 고려하는 수요자를 의식해 방문객 수를 부풀리는 관행이 여전해서다. 최근에는 경품 행사와 팬 사인회 등 이벤트도 다양해지면서 청약보다 사은품을 위해 모델하우스를 찾는 인원이 늘어난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추정치가 더해지는 경우가 많아 업체 집계의 방문객 수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다수 업체가 일요일 오전에 홍보 자료를 만들어 언론사 등에 배포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요일 방문객 수를 부풀리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분양 홍보업체 관계자는 “일요일은 토요일만큼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해 인원을 추정해 집계한다”면서도 “예상보다 내방객 수가 적을 때는 추정치를 다소 여유있게 적용한다”고 귀띔했다.
‘모델하우스 방문=청약’ 공식 깨져…“분위기 휩쓸리지 말아야”
이처럼 이벤트로 사람들을 모으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로 청약 성적을 가늠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경기도 광주시에 사는 곽모(여·46)씨는 “지금 사는 집과 비교해 볼 수 있는데다 사은품까지 받을 수 있어 주변에 문을 연 모델하우스는 대부분 방문하는 편”이라며 “주변에 같은 목적으로 모델하우스를 찾는 지인들이 많지만 실제로 청약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모델하우스 방문객 중에는 허수도 꽤 많은 만큼 현장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아파트 단지 주변 입지나 평면, 적정 분양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청약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