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에어컨도 못켠다는 학교..학교는 왜 돈이 없을까

학교운영비에 공공요금 인상 반영 안돼
  • 등록 2013-07-05 오전 6:12:30

    수정 2013-07-05 오전 11:39:15

지난 10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체육수업을 마치고 선풍기 앞에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 학교는 전기를 절약하고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선풍기만 가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아이들 불만은 많지만 최대한 에어컨을 안 틀어주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빠듯한 살림에 공공요금이 빠르게 올라 전기 사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최근 1~2년 새 전기요금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서울 성동구 내 A중학교 행정실장)

상당수 학교에서 학생들이 냉방이 제대로 안 되는 찜통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급격히 오른 전기료 부담에 학급 학교들이 비용부담을 호소하며 설치된 에어컨 가동을 최소화하고 있어서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한 해 전체 예산이 7조원을 넘어섰지만 각급 학교는 운영비 부족을 호소하며 예산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교육예산 증가에도 불구, 일선 학교에서는 예산부족을 호소하는 이유는 뭘까.

시교육청은 전체 예산에서 학교운영비를 각 학교에 나눠준다. 각 학교는 전기료 같은 공공요금이나 수업에 필요한 비품을 학교운영비에서 지출한다.

시교육청은 학교운영비를 산출할 때 학생수와 학급수 건물면적, 냉난방방식 등을 따진다. 지난 2004년에서 2009년까지 학교에서 집행한 예산 내용을 분석해 ‘학교운영비 산출 함수’를 마련해 적용한다. 문제는 이 공식에 공공요금 인상 여부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기료가 급격히 오르고 정보통신(IT)교육이 확대되는 등 교육환경이 바뀌면서 전기사용료가 늘었다. 디지털교과서 등이 도입되면 전기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교육청은 지난 1월 서울시내 4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운영비 중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지난 2011년 17%에서 지난해에는 18.7%로 올랐다. 전기료는 지난 2011년 8월 6.3% 인상한데 이어 2012년 8월 3%, 올해 1월에 3.5%가 추가로 올랐다.

(자료=서울시교육청)
서윤기 서울시의원은 “지난해 전기료가 갑자기 오르면서 학교별로 타격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운영비 지출 요인이 늘어난 것은 맞다”면서 “운영비 산출 방식을 일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무상급식 등 복지비용은 예산상 항목이 따로 잡혀 있다”며 “이 때문에 학교운영비를 줄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운용비가 부족해 에어컨을 켜기 힘들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3년간 학교운영비가 꾸준히 올랐다는 것. 즉 지난 2011년 4511억원이던 학교운영비는 지난해 5166억원으로 14.5% 상승했다. 올해는 550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5% 증가했다.

서울시교육청 담당자는 “전기료가 빠르게 올랐다고 하지만 운영비가 이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며 “운영비가 부족하다고 하지만 연말 학교 예산 잔액을 보면 예산을 남기는 학교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학교 환경의 변화 등을 학교운영비 예산 편성에 고려하기 위해 3년마다 조사를 하고 있다. 내년 예산 편성을 위한 용역 조사가 9월에 마무리된다”며 “지적이 많은 만큼 공공요금 지수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확인해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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