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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의 경우 둔화세가 더 뚜렷했다. 전날보다 0.1% 올랐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1%나 하락했다. 고물가 장기화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선제적으로 가격 할인에 나섰던 월마트 효과가 컸다. 월마트가 1분기 호실적을 낸 것에 자극 받은 소매기업들이 너도나도 할인 경쟁에 뛰어들며 식료품과 공산품의 상승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돼지고기 가공제품 가격은 엇갈렸다. 베이컨은 지난해 5월에 비해 가격이 6.9% 뛰었고, 돼지갈비도 4.6% 올랐다. 반면 햄 가격은 5.4% 내렸다. 통조림을 제외한 햄의 경우 6.3% 하락했다.
미국 CNN 방송은 햄 값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실제로는 전년도의 높은 가격에서 하락한 것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햄, 돼지갈비, 베이컨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중 햄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최근 5년간 멕시코에서 햄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산 햄 수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베이컨을 햄보다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도 두 제품간 가격이 벌어진 요인 중 하나다. 베이컨은 비싼 가격에도 수요가 많기 때문에 소매업체에선 가격 할인을 해 줄 유인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소비자들이 베이컨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알면 높은 가격을 계속 유지하거나 다른 제품 할인에 따른 매출 감소를 상쇄하는 차원에서 값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CNN은 “슈퍼마켓의 판매 가격은 단순히 원가에만 얽매이지 않고 소비자들의 심리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크리스틴 맥크래켄 로보뱅크 애널리스트는 “베이컨에서 더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일종의 고가 전략”이라며 “평소 가격을 높게 유지한 다음 슈퍼마켓 세일 기간에 할인을 적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가공식품들은 향후 가격이 오르더라도 견고한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소고기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며 주된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는 데다, 비싼 외식 가격으로 인해 집밥을 선호하는 미국인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에 수요가 꺾이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