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중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쳐 지수를 끌어올릴 만한 업종 모멘텀도 약화해 지루한 박스피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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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포인트(0.07%) 내린 2534.70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1일 2600선이 깨진 뒤 한 달째 25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8월 CPI가 변곡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만큼 가파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9월 금리 동결은 확실시되고 있지만, 11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은 이번 주에만 1606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 CPI로 쏠리면서 업종별 호재도 약발이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날 아이폰15 공개 이후 애플은 물론 국내 부품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애플은 신작 공개 당일 주가가 1.7% 하락했고, 국내 부품사인 LG이노텍(011070)과 비에이치(090460)는 각각 2.04%, 2.73% 빠졌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장중 1.28%까지 하락한 뒤 나 홀로 1.13% 상승 마감했다. 애초 시장에서는 애플 관련 부품주들이 아이폰 신작 공개와 함께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신기능 대신 ‘가격 혁신’에 그치며 중국 정부의 사용 규제 우려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애플 관련주의 수급이 당분간 꼬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15 공개에도 애플 주가가 부진한 점은 최근 주가 하락 이후 바닥을 다져가고 있는 국내 부품주의 수급 환경에도 단기적인 제약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박스피 탈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하고 있는 데다가 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여지도 남아 있어서다. 또 코스피 거래대금이 연말로 갈수록 낮아지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 경기 우려 등으로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가 부각되며 금리 상승 압박이 큰 상황”이라며 “방어주나 실적 상향 위주의 방패 포트폴리오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