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테슬라 충전 생태계' 합류…북미 표준 자리잡나

리비안, 테슬라 급속충전기 '슈퍼차저' 채택
  • 등록 2023-06-21 오전 3:41:16

    수정 2023-06-21 오전 3:41:16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이 테슬라가 구축한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를 이용하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에 이어 리비안까지 합류하면서 ‘테슬라 생태계’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리비안은 이날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기 규격(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산업 표준인 DC콤보(CCS 충전 단자)가 아닌 NACS를 쓰겠다는 것이다.

(사진=AFP 제공)


이로써 리비안 고객들은 이르면 내년 봄부터 북미 지역에서 테슬라의 슈퍼차저 시설을 이용할 수 됐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는 테슬라 슈퍼차저가 1만2000개 설치돼 있다. 슈퍼차저는 미국 내 전체 급속충전기의 약 60%를 차지한다. R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구매한 이들은 테슬라의 광범위한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와 GM, 포드는 현재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비안까지 가세하면 점유율은 더 높아진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충전기 생태계가 CCS 표준에 점차 압력을 가하는 형국인 셈이다. 금융서비스업체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휘스턴 분석가는 “북미시장에서 NACS가 CCS를 이길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또 상승하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오후 2시36분 현재 3.87% 급등한 270.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른바 ‘300슬라’가 눈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CCS를 적용하고 있는 현대차(005380)가 NACS로 갈아탈지 여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날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NACS 표준은 큰 화두”라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며 “우리는 800V 초고속 충전으로 설계돼 있고, 500V인 슈퍼차저에 차량을 연결해 보면 현재 기준으로는 오히려 충전 속도가 늦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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