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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짙은 어둠을 품은 얼굴. 무엇 하나 명확하지 않은 통에 더욱 또렷해진 건 안경 너머의 눈빛이다. 구도는 정면, 마주 선 이를 주눅들게 하는 그 대결구도 맞다. 꾹 다문 입술에는 말을 시켰다. ‘이젠 당신이 말할 차례’라는 듯.
서양화가 이진휴는 인물화로 유명하다. 풍경도 그리고 역사도 그리지만 한 시대를 풍미한 사람을 조망한 작품만큼 강렬하진 않다.
눈싸움에 자신이 없다면 시선을 피할 수밖에. 모든 그림이 감상의 대상인 건 아닌 듯하다.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갤러리그림손서 여는 개인전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72.7×53㎝. 작가 소장. 갤러리그림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