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싸라기 성수동 래미콘공장 부지 개발 '동상이몽'

서울시 "공공 위한 숲 조성"
주민 "서울숲 등 공원 많아
부족한 상업지역 조성하자"
  • 등록 2017-08-03 오전 5:00:00

    수정 2017-08-03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강북 최고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성동구 성수동1가 중심지에 있는 삼표 레미콘공장 부지 이전이 확정된 가운데 개발 방식을 놓고 주민들과 서울시가 엇갈린 주장을 펼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장 공장 부지 철거 시기 등 기본적인 계획만이 나온 상황이지만 올 연말께 구체적인 개발 밑그림이 나오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성수동 삼표공장 부지를 매입해 오는 2022년 7월까지 해당 공장을 이전·철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땅주인인 현대제철과 임차인인 삼표산업은 공장을 이전할 대체부지와 및 이전비용 등을 협의 중이다. 서울시는 현대제철과 삼표 측의 협의가 완료된 이후 연말까지 부지 매입 및 개발 방식 등과 관련한 세부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삼표공장 부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핫한 성수동에서도 가장 훌륭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이 곳은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수변공원과 서웊숲이 인근에 있는데다 주변에 갤러리아포레(최고 45층), 서울숲 트리마제(47층) 등 초고층 고급 주거단지가 들어서 있다.이미 공장 부지가 쾌적한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만큼 상업지역으로 조성하자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과거 현대차는 성동구 성수동 뚝섬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2만7830㎡)에 110층 규모로 본사용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를 건설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가 주변 교통 혼잡과 한강변 인근 ‘초고층 건축 관리 기준안’을 내세워 도시계획을 전면 수정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서울시는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가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한 만큼 4층 이상의 건물을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초고층 건립을 위해서는 용도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삼표공장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복합쇼핑몰이나 초고층 건물 건립 계획은 현재로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서울시는 또 공원 개발 외에도 주변에 승마장·유수지 등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주변 시설 부지까지 포함해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공간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삼표공장이 부지 개발을 민간에게 맡겨 주상복합아파트나 복합쇼핑몰 등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인근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은 “주상복합건물이 주변에 많지만 백화점·쇼핑시설 등 상업시설이 없어 불편함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공장 부지가 서울숲 제일 끝 쪽에 떨어져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도로가 바로 앞에 있는 만큼 지역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고려하면 상업지구가 들어서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인근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삼표공장에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시세 등을 감안해 분양가가 3.3㎡당 최소 5000만원 선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땅값만 2000억원에 달하는 부지를 서울시민 세금으로 사들여 공원으로 활용하기에는 삼표공장 부지가 너무 아깝다는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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