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요금 인상, 서민들은 고달프다

  • 등록 2015-12-31 오전 3:00:00

    수정 2015-12-31 오전 3:00:00

사진=연합뉴스
전국 지자체들이 내년 초부터 상하수도 요금과 택시와 버스요금, 쓰레기봉투 등의 공공요금을 잇달아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소주와 맥주, 탄산음료 등의 인상 발표에 이어 서민들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연말을 보내며 갑자기 맥이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우선 상하수도 요금 인상 러시가 눈에 띈다. 부산시와 대전시가 상수도 요금을 인상해 요금 현실화 비율을 각각 90% 안팎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시와 인천시는 하수도 사용료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광역단체들도 상하수도 요금을 그대로 묶어둔 채 지낼 것 같지는 않다. 이제는 수돗물 한 방울이라도 마음 놓고 쓸 처지가 아닌 것 같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부산시는 내년 택시요금을 평균 16.7%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울산시도 시내버스 요금을 9.6% 인상할 계획이다. 서울시도 최근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려다 여론이 악화되자 슬그머니 철회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지자체들은 공공요금 인상의 명분으로 원가보전과 설비투자, 서비스 개선 등을 들고 있다. 그동안 요금을 무리하게 묶어 놓았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비빌 언덕이 있어야 비비는 법이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요금 인상의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 가뜩이나 형편이 어려운 서민 가계에는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일반 상품과 서비스 요금과는 달리 공공요금은 서민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이 결국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 또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중앙정부가 앞장서서 요금 인상을 독려하는 듯한 분위기에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이번 지자체들의 상하수도 인상 움직임도 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려 2017년까지 요금 현실화 비율을 90% 수준에 맞추라는 중앙정부의 권고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예산 사정이 빠듯해지자 지자체에 대한 교부금 지원을 줄이는 대신 공공요금 인상을 묵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지자체들의 방만한 예산 운영을 사실상 방관한 채 공공요금 인상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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