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핫플] 한 신부가 50년 가꿔온 '비밀의 정원'은 사랑이었네

전북 익산의 '아가페정원'
올 3월 전북 제4회 민간정원 등록
고 서정수 신부가 50년간 가꿔와
500여그루의 메타세쿼이아 장관
  • 등록 2021-12-10 오전 5:00:01

    수정 2021-12-10 오전 5:00:01

아가페정원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최근 전북 익산의 한 노인복지시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황등면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한 노인전문요양원, ‘아가페정양원’이다. 이 요양원에는 50년간 감춰둔 비밀의 정원이 있는데, 바로 한 신부의 진정한 사랑이 담긴 ‘아가페정원’이다.



올 3월 전북 제4회 민간정원으로 등록되면서 조금씩 외부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정원은 아가페정양원을 설립한 고 서정수 신부가 가꾼 정원이다. 그가 이 정원을 만든 이유는 따로 있다. 정원의 본래 의도인 ‘관상’보다는 정원수 판매를 통한 ‘수익’에 더 방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정원보다는 농원에 가까웠던 셈이다.

아가페정원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서정수 신부는 익산과 전북 등에서 노숙을 하던 사람들을 모아 공동생활을 했는데, 이것이 아가페정양원의 시작이었다. 평생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신부는 은퇴 후 노숙 노인들을 위한 무료 양로시설 만들기를 꿈꿨다. 그때가 1970년대 초였다. 서 신부는 지금의 아가페정양원의 이사장인 박영옥 원장의 후원으로 땅을 샀고, 이곳에 2층짜리 집을 지어 노숙 노인 30여명을 먹이고 재웠다. 서 신부는 이곳에 나무를 심고, 그 나무를 다시 팔아 정양원의 운영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 그렇게 심은 나무가 50년 넘게 아름드리로 자라면서 숲과 정원을 이룬 것이다.

아가페정원


아가페정원의 규모는 약 3만 5000평(11만 5700㎡). 이곳에는 메타세쿼이아,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17종 1400여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미로처럼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잘 다듬어진 향나무와 단풍나무, 밤나무, 은행나무 숲길이 연이어 나타난다. 발길을 옮길 때마다 다양한 나무 군락으로 자연스럽게 구분된 정원이 베일 벗듯 등장한다. 재미있는 점은 일반 정원과 달리 나무가 서로 부둥켜안을 듯 가까이 서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정원에서는 나무가 충분히 자랄 수 있도록 거리를 두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이곳은 서로 최대한 많은 나무를 심기 위해 열을 맞춰 빼곡히 들어선 느낌이다. 지금도 나무를 팔아 정양원의 운영비로 쓰고 있어서다.

아가페정원


숲길에서 빠져나오자 드디어 제대로 모습을 갖춘 정원이 나타난다. 기하학적이고 대칭적인 구조로 설계한 영국식 포멀가든이다. 이 정원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과 마주하고 있다. 울타리 삼아 심은 5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마치 성벽처럼 정원을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하늘 위에서 본다면 배모양처럼 보인다. 일직선으로 늘어선 아름드리 기둥은 위풍당당한 위병을 보는 듯하다. 아가페정원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인증샷 포인트다.

아가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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