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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아슬아슬한 고갯길. 눈까지 내려 희끄무레한 산길이 굽이굽이 휘었다. 자칫 한눈을 팔았다간 골짜기 아래 낭떠러지로 굴러버릴 것 같은 저 길을 잘도 달리는 깨알 같은 자동차가 보인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건 산 정상에 닿을 듯한 곳에 올려놓은 텐트 두 채. 땅보단 하늘을 차지한 저들의 두려움 없는 캠핑 DNA를 어쩔 건가.
‘캠핑희망도-한계령’(2020)은 전국 곳곳을 탐색하며 장소만 바꿔내는 ‘캠핑희망도’ 연작 중 한 점. 수려한 산과 물에 적절히 어울리는 울긋불긋한 텐트, 오리·튜브 등 물놀이용품, 사인처럼 빼놓지 않는 비행기·헬리콥터 등이 새삼 강력한 존재감을 뻗쳐낸다. 시대를 헤집은 콜래보레이션의 힘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