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문' 청년 취업..괜찮은 일자리 비중 6% 그쳐

최근 5년간 늘어난 일자리 100개중 6개만 청년 일자리
주요 대기업 3곳중 1곳 하반기 신입채용 축소
  • 등록 2014-10-15 오전 5:00:00

    수정 2014-10-15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에서 밀려나고 있다. 중·장년은 물론, 고령층에게까지 일자리를 내주고 있다. 최근 5년간 종업원 100인이상 기업 10곳 중 6곳이 일자리를 늘렸지만, 이중 청년층이 취업한 일자리는 100개 중 6개에 불과했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고용보험 데이터베이스를 근거로 이같은 내용의 ‘고용성장지수’를 처음 공개했다. 유럽연합(EU) 등 외국과 달리 한국에서의 고용증가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대기업 위주의 취업 전쟁은 청년 실업을 더욱 높일 수 있어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년 일자리 비중 6% 그쳐…1년새 4만개 늘어

▲최근 5년새 고용증가기업의 일자리는 총 56만1000개가 늘어났지만, 이가운데 청년일자리 비중은 6.0%(3만3660개)에 그쳤다. 분석기간이 길어질수록 청년일자리 비중은 급격히 낮아진다. (자료:고용노동부)


14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성장지수 청년층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8~2013년까지 최근 5년새 고용이 증가한 종업원 100인 이상 기업에서 일자리가 총 56만1000개 늘어났다. 그러나 이 중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6.0%(3만3660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중장년층(30~54세)이 77.2%(43만3000개)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고령층(55세 이상) 일자리도 16.8%(9만4250개)가 늘어나 청년층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2008~2013년 사이 고용보험에 6개월 이상 가입한 직원이 늘어난 기업은 분석 대상 5839개사 중 3607개(61.8%)다.

2010~2013년의 경우 고용증가기업내 청년층 비중은 13.1%로 다소 높아진다. 늘어난 47만1000개 일자리 중 6만1700개가 청년일자리였다. 하지만 여전히 고령(17.3%)보다도 2만개가량 적었다. 최근 1년(2012~2013년)새 고용증가기업내 청년일자리 비중은 17.3%로 고령(17%)일자리와 비슷했다. 23만6000개중 청년일자리는 4만개가량 차지했다.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진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취업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반면, 50세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핵심 연령대인 20~29세 취업자는 지난 2003년(-15만2000명)이후 지난해(-4만3000명)까지 11년 연속 감소세다. 2000년대비 2013년 연령별 고용률 역시 15~29세만 유일하게 뒷걸음질쳤다. 전체 고용률은 2000년 58.4%에서 2013년 59.5%로 1.1%포인트 높아졌으나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3.4%에서 39.7%로 되레 3.7%포인트나 낮아졌다.

남재량 노동연구원 노동정책분석실장은 “고령층의 급격한 고용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경제전체 고용률이 외환위기 이후 정체된 것은 주로 청년층의 고용률 하락과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성장지수 상위 100대기업으로 압축하면, 최근 5년(2008~2013년)사이 청년고용증가 비중은 14.8%로 전체 고용증가기업(6%)에 비해 2배이상 높아진다. 하지만 청년층이 주로 취업한 업종은 비정규직이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이 67.2%로 가장 높았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41.9%),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38.4%) 순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청년 비중이 되레 1.6% 감소했다.

▲고용성장지수 상위 100대기업 중 청년층 비중은 14.8%였지만, 제조업의 경우 청년비중이 되레 1.6% 감소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상위 100대기업 청년 고용, 14.8%로 2배↑…대기업 ‘바늘구멍’

특히 청년층은 대기업과 같은 좋은 일자리에서 빠르게 밀려나고 있다. 대기업들이 신입 대신 경력 채용을 확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업원 1만명 이상 기업에서 청년층 고용 비중은 5년새(2008~2013년) 20.5%나 줄었다. 상대적으로 신규채용이 활발한 고용성장지수 상위 100대 기업으로 한정해도 1만명 이상 대규모 기업에서 청년층 고용 비중은 같은 기간 17.8% 감소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삼성전자(005930)는 2008~2013년 고용성장지수 상위 100대기업중 32위에 머물렀다. 2012~2013년엔 98위까지 밀려났다. 최근 1년, 3년, 5년간 고용성장지수 100대기업에 모두 포함됐던 현대차(005380)LG디스플레이(034220), LG전자(066570) 등 LG그룹도 300명, 500명씩 채용을 줄일 방침이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액 상위 300대기업중 대졸신입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이 32%나 됐다. 반면 대학졸업예정자 48만명을 비롯해 취업 재수, 삼수생까지 고려할 경우 대기업 취업전선에 뛰어든 구직희망자는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형우 노동시장정책관은 “청년고용에 적극적인 기업일수록 급속한 고용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1만명 이상 대규모 기업체에선 되레 청년고용이 감소하고 있다”며 “청년층의 대규모 그룹사 취업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주용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극심한 대기업 취업 경쟁은 청년층의 구직 소요 기간을 늘려 실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및 대우 격차로 인해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중소·중견기업의 근로조건 개선 등 보다 알찬 취업 활성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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