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벤트로 전락한 ‘아이스버킷 챌린지’

  • 등록 2014-08-29 오전 6:00:00

    수정 2014-08-29 오전 6:00:00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해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캠페인이 미국에서 시작돼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루게릭병은 뇌·척수의 운동신경 세포가 차례로 죽으면서 사지근육이 약해지다가 호흡근육 마비로 사망에 이르는 난치성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인구 10만명당 7명의 환자들이 있다. 미국 루게릭병 협회는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환자들을 돕기 위해 이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이 다음 차례로 3명을 지목하면 그 대상자가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하면 된다. 얼음물을 몸에 끼얹는 이유는 일시적인 근육 수축을 느낌으로써 루게릭병 환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공감하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MS회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등 각계각층의 저명인사들이 여기에 적극 참여하면서 SNS에 동영상이나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 운동의 취지가 갈수록 퇴색하는 조짐이다. 실제로 얼음물 뒤집어쓰기 동영상을 보면 이 운동이 다른 목적이나 흥미 위주의 이벤트로 변질되는 듯하다. 일부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은 자기 이미지를 높이거나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느낌이다.

국내에도 루게릭병 환자가 2500여명이나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한 희망승일재단이 있지만,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프로농구 선수 출신으로 이 재단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승일 본인이 루게릭병 환자로서, 지난 10여년 동안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이 재단의 목표는 루게릭병 환자들을 돌볼 수 있는 요양병원을 건립하는 것이다. 이 운동이 좋은 결실을 맺으려면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 이 운동이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체계적인 도움의 손길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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