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3일자 24면에 게재됐습니다. |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이어지고 있다. 회복의 기미를 보여주는 지표를 찾기가 어렵다는 게 이유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시장의 분위기를 판단하는 몇가지 지표가 있는데 그 중에 가장 첫 손에 꼽는 것이 바로 `낙찰가율`이라는 지표다. 경매로 나온 물건이 새 주인을 찾아갈 때 감정가의 몇% 금액으로 낙찰되느냐를 수치화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이 지표가 바닥을 찍고 나서 지하실을 파고 내려가는 중이다. 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한겨울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적어도 경매 낙찰가율이 80% 이상으로 올라오기 전에는 분위기 회복이 아직 멀었다고 입을 모은다. 경매 낙찰가율이 80% 이하에 머무르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갔던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수도권의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지난해 7월 80% 아래로 떨어진 이후 계속 하락중이다. 지난 1월에는 72%로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2월에도 72%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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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도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고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고 보려면 적어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80% 이상에서 3개월 이상 유지되어야 한다"면서 "일반적으로는 경매시장이 실제 매매 시장을 3개월 정도 선반영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 밖에도 강남3구의 거래추이나 부동산 정보 클릭수 컨설팅 의뢰건수 등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판단하는데 요즘 그런 지표들이 모두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인천지역 아파트들의 평균 응찰자수가 지난해 5월 4.8명에서 지난 2월에는 6.5명으로 늘어나면서 수도권 전체 아파트 평균 응찰자수도 약간 반등하는 추세다. 그러나 완연한 회복이라고 보기엔 여전히 모자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지옥션 남승표 선임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경매 낙찰가율이 8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정책 변화나 금융시장 충격 등 분명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 이유를 뚜렷하게 찾기 어렵다"면서 "아마 금융권에서 가계 대출을 묶고 있는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지만 이런 기간이 길어진다면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 자체가 꺾인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