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테마 `뻥튀기" 이대로 좋은가

허위 과장 발표 속출..투자자 재산손실 불가피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지적도..투자 요주의
  • 등록 2005-03-08 오전 6:30:00

    수정 2005-03-08 오전 6:30:00

[edaily 김호준기자] 줄기세포 테마주의 뻥튀기 발표가 투자자를 울리고 있다. 호재성 뉴스를 발표한 이후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회사가 있는 가 하면 심지어 허위발표 사례도 빈번하다. 그럴 때마다 투자자들의 가슴은 시퍼렇게 멍이 든다. 재산 손실이 불가피해서다. 시장의 투명성은 흐려지고 불신만 쌓여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화되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뻥튀기 발표는 주로 줄기세포를 비롯한 테마주에서 나타났다. 지난 7일 식약청은 나서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시각장애인을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에스씨에프 관련 보도가 상당부분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에스씨에프 허위발표..신뢰성 추락 에스씨에프는 지난 4일 지분 30%를 보유한 관계사인 JB줄기세포연구소가 줄기세포를 활용한 시각장애인 치료법을 조선대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임상시험을 신청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식약청은 다른 방법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를 적용해보겠다고 신청한 것일 뿐 임상시험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시각장애인이 치료법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있기 전부터 에스씨에프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허위발표에 따른 투자자들이 피해가 예상된다. 지난 7일에는 허위 발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한가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제2의 에스씨에프 사태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줄기세포 테마주들은 상당수가 줄기세포연구소 투자 혹은 신약 개발과 같은 불확실한 재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은 간염 치료제 허가신청 철회 같은 날 줄기세포 테마주로 꼽히는 부광약품도 간염 치료제 `클레부딘`의 국내 제품허가 신청을 철회했다는 소식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한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는 "부작용 관련 자료가 미비할 경우 신청을 자진 철회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종목은 지난해 말 B형 간염 치료제 개발과 계열사인 안트로젠의 성체 줄기세포 기술수출 호재가 겹치면서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에스씨에프의 허위발표와 부광약품의 제품허가 신청 철회는 줄기세포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산성피앤씨와 조아제약, 안국약품, 선진 등 줄기세포 테마주는 줄줄이 급락세를 나타낸 것. 전문가들은 줄기세포 테마주의 주가 수준에 대해 꼽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명진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가가 하락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주가수익비율이 100배가 넘는 종목도 있다"며 "지나치게 고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표적인 줄기세포 테마주인 산성피앤씨는 주가수익비율이 500배에 달한다. ◇"줄기세포테마주 PER 500배나!" 물론 줄기세포 테마주는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가치가 더 중요하다. 정 애널리스트는 "줄기세포연구의 국가간 연구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일부 분야는 조기 산업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는 크게 성체 세포와 제대혈(탯줄), 수정란을 이용한 연구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치료 가능성이 희박한 응급환자에게 종종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식약청에 따르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사용승인 신청은 과거에도 10차례 정도 있었고, 대부분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식약청 관계자는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상용화된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 제약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제도 미비를 근거로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방법이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배아복제연구는 서울대 등 대학연구소가 정부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민간기업의 참여도는 낮은 편이다. 정 애널리스트는 "향후 5년 이후 환자 대상 임상시험 실시, 실용화는 10년 뒤가 될 정도로 상용화 시기는 늦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금융당국 감독 철저해야 피해 차단 김희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에서도 줄기세포 관련 연구는 10년 뒤에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수익이 나더라도 얼마나 이익을 챙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또 "투자한 연구과제도 성공하면 대박이지만 확률은 낮은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예컨대 조광ILI와 바이넥스는 `인공간`을 개발하는 헤파호프에 투자했다. 그런가하면 산성피앤씨는 줄기세포 연구 벤처회사인 파마셀과 퓨처셀뱅크에 30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최근 우회등록을 통해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제대혈 보관업체도 현재는 이익을 내고 있지만 향후 수익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제대혈 업체인 이노셀은 서울이동통신을 인수, 우회 등록으로 코스닥에 이름을 올렸다. 라이프코드는 국제정공을 통한 우회등록을 시도하고 있다. 김희성 애널리스트는 "제대혈 보관업은 일단 보관료를 받고 15년까지 보관해주기 때문에 수익이 먼저 나오고 비용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고 짚었다. 게다가 3~5년 보관료도 최근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150만원에서 100만원로 낮아진 상황이다. 결국 허위 과장 발표나 횡령 공시에 당하지 않으려면 투자 당사자가 정신을 바짝 차리거나 금융당국의 감독이 보다 철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자는 "개인들 입장에서는 정보 접근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고 "감독이 철저하고 세밀하게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니냐"며 감독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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