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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경찰의 정치관여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박기호 경찰인재개발원장과 정창배 중앙경찰학교장이 구속을 면했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임민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현직 경찰 치안감인 두 사람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한 뒤 모두 영장기각 결정을 내렸다.
임 부장판사는 박 치안감에 대해 “압수수색으로 이미 상당한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고 피의자가 객관적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법리적 평가 여부에 대해서만 다투고 있으며 이 사건 가담경위나 정도 등에서 참작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까지 수사경과와 피의자의 수사과정에서 출석관계 및 심문과정에서 진술 태도,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관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지난달 26일 박·정 치안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대 총선 당시 박 치안감은 경찰청 정보국 정보심의관으로, 정 치안감은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각각 근무했다. 검찰은 두 치안감이 2016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여당 내 ‘친박’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경찰청 정보국을 통해 맞춤형 선거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수립토록 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또 당시 공천문제를 두고 친박계와 갈등을 빚던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정치인 동향을 수집해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정보경찰의 정치관여·불법사찰 행위에 당시 경찰 최고위층과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실무 책임자인 두 치안감에 대한 구속영장은 일단 기각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강신명 전 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강 전 청장은 정보경찰의 정치관여 활동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