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무계열에 대한 계열재무구조 평가를 진행 중인 산업은행은 조만간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소속기업체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산업은행의 주채무계열 소속기업체평가 결과 ‘심층관리대상’으로 분류된 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어 자구안을 이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악화 및 오너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이번 평가 결과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계열에 대한 금융권의 신뢰는 이미 바닥이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금호아시아나에 대한 여신을 꺼리는 상황에서 일부 은행은 남은 소액의 익스포져까지 모두 정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기내식 대란과 잇따른 기체 결함, 박삼구 회장과 관련된 ‘오너 리스크’ 등 악재가 속속 불거지면서 향후 영업 전망도 불투명해진 탓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급격히 나빠지면 바로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금호사옥 매각, CJ대한통운 지분 매각, 전환사채 및 에어부산에 대한 임대료·용역 수익 등을 담보로 한 담보부 차입 등으로 약 75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사옥 주식 등 자산매각(3644억원)과 영구채발행(2200억원) 등으로 총 5844억원을, 계열사 아시아나IDTㆍ 에어부산의 기업공개(1920억원)와 전환사채 발행ㆍ유상증자 등 자본확충(2500억원), 항공기 A350 선급금 담보금융(1113억원) 등으로 총 5533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인천공항 제 2격납고와 B777 항공기, 에어부산 주식을 담보로 4062억원의 담보대출, 국내여객 매출채권과 국민카드 매출채권 등을 유동화해 7700억원, 회사채 발행으로 1000억원 등 총 1조2762억원 규모의 고강도 차입계획도 세웠다.
아시아나항공의 평균 영업현금창출능력이 약 7000억원대에 달해 단기자금 소요에 대한 유동성 리스크는 높지 않을 것으로 신용평가사들을 내다봤다. 하지만 투기등급 직전까지 하락한 신용등급이 BB+ 이하로 한 단계 하락할 경우 조기상환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기업재무평가에서 오너의 평판리스크를 반영하는 추세가 강화된 것도 우려 요인이다.
앞서 채권단은 당초 자율협약과 워크아웃 형태의 강제적 구조조정을 논의했으나 비협약채권이 과다한 점 등을 고려해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