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세 폐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투세란 주식, 채권, 펀드 등 개인이 투자한 모든 금융상품의 이익과 손실을 합한 뒤 이익이 났다면 내야하는 세금을 말한다. 지난 2020년 여야 합의로 법안이 통과되면서 작년부터 시행 예정이었지만, 지난 2022년 도입을 2년 유예하면서 최근 다시 ‘핫 이슈’로 떠올랐다.
금투세는 주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채권시장 역시 영향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채권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절세 효과도 컸다. 채권 투자에서는 이자에만 과세하고 매매차익에는 과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PB는 “채권에 개인 투자자가 늘어났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절세 효과 때문”이라면서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리테일 수요를 상당 부분 떠받쳐주고 있었는데 절세 효과가 사라진다면 굳이 채권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채권 시장에서 28조4943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큰 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금투세 폐지로 절세 효과가 사라지고, 금리 인하가 본격화한다면 굳이 채권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다만 개인 매도가 출회하더라도 전체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개인은 주로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저쿠폰 국채에 투자했는데, 그 규모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저쿠폰 국채 매도 시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규모”라면서 “개인이 투자한 저쿠폰 국채는 대체로 만기가 길어 애초에 장기 보유를 목적으로 매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예금금리 전체가 이자소득세 대상인 정기예금보다 저쿠폰 국채에 대한 투자 이점이 더 많다는 의견이다. 민 연구원은 “금투세가 도입되면 과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일부 자금이 채권에서 정기예금으로 이탈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은행 예금으로 투자자금이 유입된다면 은행 채권 투자 여력이 커질 수 있어 결국 개인 채권 매도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