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인하’ 주도할 ECB…환율 1300원 후반대 경계 지속[주간외환전망]

지난주 미 국채 금리 상승에 환율 1380원대
이번주 6월 FOMC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
5월 美비농업취업자 18만명 예상, 소폭 증가
ECB, 25bp 인하 전망…본격 통화정책 차별화
外人 국내 증시 순매도·내국인 해외 투자 변수
  • 등록 2024-06-02 오전 7:00:00

    수정 2024-06-02 오전 7:00:0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이번주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유로, 원화 등 각 나라별 통화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고용 지표 등을 살펴보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고,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 환율 상방 압력 경계감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며 달러화도 강세를 시현했다. 미 금리는 국채 입찰 부진과 주 초반 양호한 경제지표에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 때문에 장기물 중심으로 급등했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약 한 달 만에 1380원대로 올라섰다.

블랙아웃 기간 속 美고용 지표 발표

사진=AFP
이번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구인구직 보고서, 고용보고서까지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 지표들은 다소 혼재된 결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명확한 방향성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는 3일 발표되는 미 5월 ISM 제조업지수는 기준선(50)은 하회하겠으나, 전월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완만한 경기 확장세라는 연준의 입장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노동 지표에 더 주목할 수 밖에 없다. 5일 나오는 5월 ADP 민간취업자수는 18만명으로 전월(19만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여 연준의 긴축 부담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음날 발표되는 5월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취업자수는 18만명으로 전월(17만명)보다 소폭 오르고, 실업률도 3.9%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인하 기대를 높이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주 연준 위원들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이 제한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다. 그간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대체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나타나 금융시장 전반에 반향을 가져왔던 걸 감안하면 환율에는 긍정적 요인이다.

ECB 금리인하 신호탄…외국인 증시 순매도 랠리 변수

사진=AFP
오는 6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현재 시장에선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ECB 위원들의 발언들을 살펴봐도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낮추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위스(3월), 스웨덴(5월)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의 금리인하가 이미 진행중인 만큼, ECB의 금리 인하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한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연속적인 인하보다는 완만한 인하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 가능성이 크다. 유로존이 미국보다 먼저 정책금리를 인하하나 이후 행보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확인한 이후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ECB 금리인하는 유로화 절하 요인인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다. 만약 연속적인 금리인하를 내포한다면 유로화 추가 약세,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며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다.

또한 최근 외환시장의 변수로 떠오른 것은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과 내국인의 해외 투자 증가다.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3거래일 동안 3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자금이 역송금으로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여기에 미국 주식 시장이 연일 급등하면서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도 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자산운용사, 보험사, 그리고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내국인들의 해외주식 및 해외채권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유지되는 동안 내국인의 해외 투자로 달러 환전 수요가 커지며 환율이 주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음을 염두 해둬야 한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지표에서도 미국의 경기 속도 조절 시그널이 나와줘야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완화하며 환율 변동성도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주 외환시장에 미국채 수급 이슈가 불안 요소로 작용한 만큼, 미국 금리 안정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1300원대 중후반대에서 하방경직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이번주 발표가 예정된 미국 지표 중 예상범위를 크게 벗어나는 쇼크를 기록하지 않는다면 긴축 경계에서 비롯된 외국인 자금 이탈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증시의 상대적인 강세가 재개되는 부분은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압력 또한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사진=NH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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