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성화를 위한 본격적인 드라이브가 걸렸다. “지도에도 없는 길…” 최경환 부총리의 다짐은 비장하다. “가 본 적은 없지만 우리가 가는 길이 곧 길…” 감정선을 자극하는 미묘한 레토릭은 불확실한 미래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다. 교과서에는 없는 파격과 변칙, 창의적인 접근을 예고한다.
초반 승부수는 통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의 전격 회동.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조화를 이룰때 정책효과는 극대화된다는 점을 선명히 각인시킨 극적인 이벤트였다. 재정정책, 통화정책 2개의 화살이 경제활성화라는 표적을 향해 동시에 날아가는 모습. 무기력증에 빠진 경제주체들의 심리에 작은 불씨가 타오른다.
경제는 심리다. 현재가 고단해도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면 가계는 소비를 하고 기업은 투자에 나선다. 그래서 모든 경제리더는 끊임없이 확신과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무기력증에 빠진 경제주체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경제무기력증의 골은 깊다.저성장에 타성이 붙은 이력효과(Hysteresis Effect), 경로의존성에 매몰된 현상유지 성향이 여전히 팽배하다. 웬만한 자극이 없는 한 경제주체의 행태에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 루비니가 한때 ‘변칙적이고 미친 정책’이라고 표현했던 버냉키의 양적완화와 같은 발상의 전환이 절실해진다.
논란은 있지만 아베노믹스가 평가 받는 건 무기력한 경제심리에 불을 지펴 경제회복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심었다는 점이다. 양적 완화, 재정지출 확대, 성장전략이라는 복잡한 경제정책을 3개의 화살로 비유, 선명한 이미지를 형성하며 국민들과 소통한 거다. 적절한 정책조합과 마케팅의 힘이다.
24일 발표되는 최경환 경제팀의 첫번째 작품(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안)은 이전처럼 백가쟁명식, 정책의 성찬에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신선한 접근방식을 넘어 정책목표에 부합하는 각종 정책수단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길 바란다.심플하게 돈 풀고 임팩트 있게 정책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며 경제가 살아날때까지 밀어붙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모습. 창조적인 정책조합과 활발한 정책마케팅으로 경제 무기력증을 타파하고 열정에 불을 지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