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연봉 재무설계사, 직구토크]"자문료 15만원이면 '새는 돈' 막아드립니다"

미국 중산층 50%가 재무설계 받아
개인 삶 심층분석...단순 재테크와 달라
수수료 받자고 보험·펀드 권유 안해
  • 등록 2013-11-09 오전 6:00:58

    수정 2013-11-09 오전 6:00:58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재테크 전문가들도 자신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정의란 눈에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그 상황이 돼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 어떤 이해관계도 없이 가면을 쓰고 그 상황에 들어갔을 때 누구나 옳다고 판단한다면 그것이 정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누구의 이해관계도 아닌 객관적 입장에 서서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여기 재테크에 있어 ‘정의’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액 자산가들이 아닌, 서민 중산층의 재테크를 자청한다. 이들은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이 아닌 서민들의 한 푼 한 푼을 위해 자신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은행권 PB도 보험설계사도 아닌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는 ‘정의롭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다. 재무 설계사들이야말로 은행 PB, 보험설계사들과 같이 수수료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재무설계를 좀더 자세히 알기 위해 4일 밤 9시 강남 학동사거리 인근 커피숍에서 포도재무설계 FP센터 김영일 CFP,

닥터CEO 자산관리팀 남철견 CFP, 유형별자산관리연구소장 이지훈 CFP를 만났다. 2주일치 저녁 약속이 빼곡히 들어찬 탓에 이들을 만나기 위해선 밤 9시 늦은 시각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재무설계는 인생이다

▶성선화 기자(이하 성)=예전에 보험 가입할 때 재무설계라는 걸 받아 본 적이 있다. 은퇴 시점을 55세로 잡고 그때까지 한 달에 모아야 할 돈이 얼마인지 알려줬다. 그리고 개인연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설계사들이 해주는 재무설계와 재무설계사들이 해주는 재무설계의 차이가 뭔가.

▶김영일(이하 김)=이렇게 말하면 보험사에 소속된 재무설계사들이 크게 반발할 게 뻔하지만, 보험사에 소속된 보험 설계사들은 판매 수수료를 받기 위해 일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철저히 자문 수수료를 받고 움직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자문 수수료의 개념이 정착되지 않았는데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재무설계 상담을 받는데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지훈(이하 이)=우리나라 금융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30년 정도 뒤쳐진 것 같다. 미국 중산층의 50% 이상이 재무설계사에게 주기적으로 재무 설계를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수수료를 내는 일에 대해 상당히 인색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제는 재무설계에 대한 개념이 많이 정착되고 있는 것 같다.

▶성=맞다. 은행 PB센터나 보험 설계사들을 통해 공짜로 재무설계를 받아볼 수 있는데 수수료를 내는 게 아깝다.

▶김=하지만 생각해보라. 공짜로 재무설계를 받는 것과 돈을 내고 받는 게 어느 게 낫겠나.

▶성=물론 유로 상담이 낫겠지만 굳이 돈을 내고 싶진 않다. 1회 상담료가 얼마인가.

▶김=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고객의 자산과 능력에 따라 다르다.

▶성=일반 직장인을 기준으로 연봉이 3300만원 정도라고 치자.

▶김=1회에 15만원 정도다.

▶성=실제로 그 돈을 내고 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있나.

▶김=물론 있다. 28세의 미혼 여성이 상담을 위해 찾아왔다. 직장 생활을 한 지 2년이 됐는데 재무 상담을 받고 싶다고 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결혼 자금이 없다는 것이다. 돈을 벌긴 하는데 도대체 돈을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재무상담을 받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고민이 바로 ‘이것’이다. 도대체 벌긴 버는데 돈이 어디로 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문제의 출발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지금 사회는 중산층에게 과도한 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이 정도는 해야겠지라는 마인드로 인생을 살아간다. 남들이 고가의 영어 유치원에 보내니까, 좋은 차를 타니까,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돈을 쓰면 돈을 써도 전혀 행복하지 않다. 돈을 쓰더라도 목적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쓰는 것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소비 욕망을 컨트롤하는 법을 배우는 것

▶성=그렇다면 재무설계에는 소비 분석도 들어가나.

▶이=물론이다. 재무설계란 한 사람에 대한 전반적인 인생 설계다. 나는 사람을 8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재무설계는 각 개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재무설계를 하려면 한 사람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을 해야 가능하다.

▶성=상당히 일리가 있다.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궁금하다.

▶이=조금더 대화를 나눠 본 후에 알려주겠다. 재무설계는 단순히 보험을 팔고 펀드를 파는 것이 아니다. 한 개인의 상황에 맞게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예를들어, 50세의 미혼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은 정말 일만 열심히 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그에게는 평생 부양해온 부모님이 있다. 그런데 마침 부모가 상속받는 아파트가 생겼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강남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였다. 이를 어떠해야 할지 재무상담을 받았다.

▶남철견(이하 남)=아마 은행권 PB라면 향후 아파트의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계속 보유할 것을 주문했을 것이다.

▶이=하지만 이 여성의 인생을 알았기 때문에 아파트 처분을 주문했다. 그는 평생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고 있었고, 부모님은 그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었다. 이 집을 처분해 부모님께 일부를 드리고 부양의 책임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의 살게 됐다. 이같은 처방은 그녀 뿐만 아니라 부모님까지도 상담을 하고 나서 나올 수 있는 대안제시였다. 이런 이유에서 재무설계가 일반적인 재테크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김=사람은 살면서 평생을 평생 욕망의 문제에 대해 고민한다. 현재의 상황이 욕망하는 것에 못 미치지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욕망을 줄이든지 현재의 상황을 낫게 만들든지 해야 한다. 솔직히 재무설계 상담을 한번 받았다고 해서 갑자기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갑자기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나름대로의 투자 철학을 가지가고 재무설계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 나의 철학은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 또 행복하자’는 것이다. 재무설계사들이 이 같은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다.

▶남=재무설계를 말하면서 얘기가 상당히 철학적으로 흘렀는데, 어쩔 수 없다. 인생을 살면서 5대 목적 자금이 있다. 결혼, 양육, 교육, 은퇴, 주택 마련 등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5대 목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간다. 재무설계란 이론적으로 이 같은 인생의 5대 목적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재무설계 파트에서도 전공 분야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세금 쪽에 특화돼 있는 편이다.

▶성=정작 본인들의 재무설계는 잘 하고 있는가.

▶이=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30대은 아직 자기개발에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여유가 생기면 투자를 많이 하는 편이다.

▶김=마찬가지다. 나 자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 끊임없는 자기 개발이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이다.

재무설계사, 보험설계사와 달리 수수료에서 자유로워

▶성=아직까지도 은행권 PB나 보험 설계사들이 해주는 재무설계와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김=솔직히 말해, 보험 설계사들은 무조건 보험 가입을 유도한다. 하지만 28세의 미혼 여성이 한 달에 100만원을 저축하는데 보험 납입액이 50만원이 넘어간다면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물론 보험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들은 수수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우리 같은 재무설계사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보험을 해지하라고 권유한다.

▶성=보험을 해지하게 되면 엄청나게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 해지 하지 못하고 손해가 가장 적은 한두개 정도만 해지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만약 보험 설계사가 아닌 재무설계사들한테 상담을 받았다면 절대로 그렇게 많은 보험 가입을 권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성=아직까지 수수료를 내고 재무 설계를 받는다는 게 상당히 생소하다.

▶김=하지만 고객층이 꾸준히 늘고 있는 편이다. 여기 모인 분들은 최소 500명 이상의 고객을 상담했고, 현재 관리하는 고객은 50여명 정도다. 50명이 넘어가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

▶성=그렇다면 회사에서 월급을 받나.

▶김=그렇지 않다. 관리 하는 고객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다. 일한만큼 벌수 있어 일반 직장인들보다 더 열심히 뛰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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