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한국 사회에서 ‘엄마·아빠’를 희망하는 이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동력인 수도권의 30대 기혼 부부들 과반이 자녀를 낳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상당수는 경제적 부담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데일리는 엠앤엠전략연구소와 함께 여론조사기관 피앰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7일간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와 해결방안’을 주제로 수도권 거주 30대 기혼자 대상 저출산 관련 인식 조사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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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들이 이처럼 자녀 계획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우리나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진 가장 큰 이유’로 주거비용과 육아비용 부담을 꼽은 응답자가 각각 28.5%, 24.5%에 달했다. 여기에 경력단절 우려(16.8%), 사교육비 등 교육 문제(12.2%)까지 합하면 80% 이상이 ‘경제적 요인’을 저출산 문제의 핵심으로 꼽은 셈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67.3%가 ‘그렇다’고 답해 정부의 획기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 다만 역대 정부의 저출산 극복 정책의 실패 원인으로 ‘정부의 공급자 중심 정책’(60.4%),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중복선택, 50.8%), 일관성 없는 정책(31.9%) 등이 지목돼 실수요자들에게 와 닿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사회,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봤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육아 및 교육을 위해 기하급수적인 경제적,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국가와 사회가 이를 돕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불안이 급증하고 저출산 극복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했고,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와 기업이 젊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