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은, 앞으로 다섯 번 더 금리 올린다고?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2명을 대상으로 14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대해 설문한 결과 4월 또는 5월 추가 인상을 포함해 올 연말까지 세 번 더 금리 인상이 전망됐다. 12명 중 10명이 5월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 대다수는 4월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크레디트스위스, JP모건, ING 등 해외 투자은행(IB)들 역시 4월 인상을 전망한다.
금리 인상 기조는 내년까지 지속돼 금리 인상 사이클이 2.5%에서 막을 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 12명 중 6명이 금리 상단을 2.5%로 전망했다. 앞으로 다섯 번 더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3%를 육박, 향후 1년내 기준금리 2.5% 수준을 선반영하고 있다.
기준금리 2.5%는 2013년 5월~2014년 8월까지의 수준이다. 당시엔 잠재성장률이 3% 중반이었고 실질 경제성장률은 3%대, 물가상승률은 1%대였던 시절이었다.
전문가들이 잠재성장률이 2%인 현 시점에서도 잠재보다 높은 기준금리를 제시하는 이유는 ‘물가’때문이다. 3월 물가상승률은 4.1%로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당분간 4%대 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월 뿐 아니라 한 차례 이상 정책금리를 0.50%포인트 올려 연말엔 2.50~2.75%까지 올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미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2018년 3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금리가 역전된 바 있다. 당시엔 금리 역전에도 자본이 유입됐으나 우리나라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중국 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이번에도 자본 유출이 제한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월 만장일치 또는 동결 소수의견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고 올 3분기(7월)와 4분기(10월) 추가 두 차례 더 올려 연말 최대 2%까지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역시 한은이 추가 인상을 결정하는 데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목이다. 윤석열 정부가 은행권에 적용됐던 대출총량제를 폐지하고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내려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이 잔액 기준으로 3분의 2(76.5%)에 달해 한은이 금리를 올리면 취약계층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져 가계대출이 부실화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
|
◇ ‘물가 잡으려다 경기 꺼트릴까’…“두 번 밖에 더 못 올려”
일부에선 물가를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올리다간 경기가 고꾸라질 수 있어 한은이 앞으로 두 번 더 금리를 올리면 더 이상 올리기 힘들다는 예측도 나온다. 12명의 전문가 중 3명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1.75%로 높아진 후 그 뒤로 인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1.75%는 코로나19 이전 금리 인상기(2017년 11월, 2018년 11월) 당시의 최종 금리 수준이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물가 대응을 위해 한은이 상반기에 금리를 빠르게 올릴 것이나 연말로 갈수록 유가가 안정되면서 연말 금리 수준은 1.75%에 머물 것”이라며 “내년엔 인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월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물가상승률은 종전 3.1%에서 3% 중후반대로 올리되 성장률은 3.0%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장률 3.0%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상황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전쟁이 현실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유럽쪽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과 3분기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며 “(향후 금리 인상에 있어 중요한 요인은) 미국의 물가상승률 피크아웃(정점) 여부와 그 과정에서의 경기 오버킬(Overkill·과도한 경기진정책)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