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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은 코스인 ‘경복궁’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단연 고궁이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은 2021년 이용자 순위 톱10에 들었다. 그중 1위는 조선 왕조의 찬란한 시작을 알렸던 경복궁이다.
경복궁 매표소에서 해설사님을 만나 본격적인 경복궁 투어를 시작한다. 홍례문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는 금천교다.
금천교를 지나면 근정문 지나 근정전을 만나다. 근정전 앞에는 벼슬 위치를 나타내는 품계석이 좌우로 놓여있다. 품계석을 보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조선 시대 왕과 문무백관이 만나는 조참(朝參) 행사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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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앞에 서면 오른쪽 끝으로 이동해 대각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근정전의 처마가 살짝 들려 있어 좌측으로는 인왕산, 우측으로는 북악산의 능선과 하나같이 이어진다.
근정전이 상징적인 공간이었다면 뒤쪽의 사정전은 실제 업무를 보는 정무 공간이었다. 매일 주요 관리들과 정사를 논하고 유교 경전을 공부하였다. 사정전 바닥에는 마루가 깔려 있어 겨울에는 상당히 추웠다. 이에 사정전 양쪽에 온돌시설을 갖춘 만춘전과 천추전을 두고 이곳에서 정무를 봤다.
사정전 왼쪽으로 빠져나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갖춘 경회루가 나타난다. 경회루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특별한 장소다. 2020년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경회루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경회루의 전경, 연못에 비친 경회루의 모습을 음악과 함께 어울려 전 세계에 화제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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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코스를 끝내면 경복궁 북측의 향원정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3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치고 작년 11월에 공개되었다. 향원정에서는 향기가 멀리 간다는 그 이름처럼 우리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경복궁 코스는 설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인 목요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두 타임으로 나눠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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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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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역시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금천교를 지나 궁궐 안으로 들어간다. 창덕궁의 금천교는 1405년에 창건된 이래 그대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의미가 있다.
인정문과 인정전에는 어질 인(仁)을 써서 경복궁의 근정전이 근면하게 정치를 다스린다는 뜻이라면 창덕궁은 어질게 백성을 다스리라는 뜻을 담았다.
창덕궁의 편전인 선정전은 왕이 집무를 보던 곳으로 조선 후기에 정조 순조 철종 등의 위패를 모시면서 입구가 지붕으로 바뀌었다. 선정전에 위패를 모시면서 침실이었던 희정당이 편전의 기능을 겸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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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정당 앞에 지붕이 튀어나온 공간은 순종 황제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주차하던 공간이다. 근대화가 되면서 궁궐 내부에 가마가 아닌 자동차가 들어왔다는 사실이 재밌게 다가온다.
낙선재는 궁궐의 다른 건물과는 달리 단청을 하지 않은 독특한 건물이다. 헌종이 경빈 김씨를 후궁으로 맞이하면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낙선재에는 단청은 없지만, 왕과 후궁이 머물렀던 장소인 만큼 창살이나 창호, 마루 난간 등에 다양한 장식을 새겨 넣었다. 양반 댁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장식 무늬를 찾아보는 것도 낙선재를 돌아보는 재미를 더한다. 창덕궁 코스 설 연휴 기간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2시 두 타임으로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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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와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
처음 만나게 되는 통의동 백송은 1990년 여름 태풍으로 쓰러진 후 고사 되었지만, 쓰러진 나무의 씨앗을 받아 주변에 심어놓아 서촌의 역사를 잇고 있다.
상촌재는 경찰청 소유의 옛 한옥을 복원하여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 공간이다. 아늑한 구조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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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 코스 중 하이라이트는 수성동 계곡이다. 수성동 계곡은 인왕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소리가 유명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평대군의 옛 집터가 이곳에 있었고, 아름답다고 이름난 계곡이었다고 한다. 겸재 정선도 수성동 계곡을 그렸다. 그림 속에 남아있는 돌다리를 찾아보며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수성동 계곡을 나오면 박노수미술관을 만난다. 겉모습은 서양식 건축물처럼 보이지만 한옥 양식을 절충한 건물이다.
서촌의 마지막 코스인 이상의 집은 우리에게 소설 날개로 알려진 소설가 이상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이다. 이상은 세 살 때 큰아버지의 집에 양자로 들어와 23세가 될 때까지 이곳에 살았다. 27세에 요절하여 짧고 굵은 생을 살았던 그가 남긴 작품들을 전시 자료로 만나볼 수 있어 더 뜻깊은 공간이다. 서촌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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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서 만나는 보물찾기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유산이 보물처럼 숨어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조경을 테마로 조성된 정원과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보물처럼 숨어있는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다.
코스는 청자정을 지나 석탑정원으로 이어진다. 석탑 정원에는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석탑, 석등, 석불 등 석조문화재들이 전시되어 있다. 석탑들이 잔디밭에 늘어서 있는 풍경이 꽤 이국적이다. 전시된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은 국보 문화재로 신라 석가탑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보물로 지정된 고달사 쌍사자 석등은 중대석에 두 마리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조각해 석등의 미를 살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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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탑 정원을 벗어나면 보신각종을 만난다.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재야의 종을 올리는 그 보신각종의 진짜 종이다. 실제 종이 노후화가 되어 1985년에 새롭게 만들어 보신각에 걸고, 본래의 종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으로 옮겨서 보존하고 있다.
보신각종 옆에 있는 석불을 둘러본 후에는 마지막 코스인 승탑 정원으로 간다. 승탑은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모시는 조형물이다. 승탑 옆에는 승탑 주인의 이름과 업적, 승탑의 조성 연도가 기록된 승탑비가 세워져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승탑과 승탑비를 둘러보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입구에 도착하면 도보해설관광 코스가 끝난다.
도보해설관광 코스를 끝내고 국립중앙박물관이나 한글박물관을 연계하여 방문한다면 더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과 2월 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