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앵무새의 입바른 소리…박선미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2021년 작
책 읽은 뒤 감상, 그림으로 표현해온 작가
감정·말·생각 등 앵무새 내세워 대신 전해
'16세기 카스텔리오 전기'서 얻은 다원성
앵무새의 개성넘치는 외양·색으로 풀어내
  • 등록 2021-12-30 오전 3:30:00

    수정 2021-12-30 오전 3:30:00

박선미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사진=본화랑)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저 새들은 앵무새 무리다. 사람 말을 따라 할 줄 아는 능력 덕분에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지혜와 소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동물. 그 앵무새를 제대로 알아본 건 작가 박선미(60)다. 앵무새를 내세워 자신의 감정, 말, 생각 등을 대신 전해온 거다. 그런 작가에게 붙은 별칭이 ‘앵무새 작가’다.

앵무새 캐릭터만큼 작가의 작업이 독특한 건 책을 읽은 뒤 감상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것. 지극히 개인적인 그 영역의 메신저는 마땅히 앵무새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2021) 역시 다르지 않다.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1881∼1942)가 1935년 쓴 동명 저술에서 얻어낸 철학을 앵무새의 입과 몸짓에 실어낸 거다.

작품의 배경으로 삼은 원작은 16세기 인문주의자 카스텔리오의 전기. 자신의 양심에 대한 자유·관용을 부르짖은 인물에 대한 책이다. 그의 사고·행보에 올라탄 작가는 하나도 같지 않은 앵무새의 외양과 색으로 ‘다원성’을 불러냈다. “의견과 신념은 있되 옳고 그름은 없는, 개성으로만 존재하는 저들을 생생히 보라”고 한다.

내년 1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본화랑서 여는 개인전 ‘나, 나 자신, 새(Me, Myself, and the Bird): 2022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91×91㎝. 작가 소장. 본화랑 제공.

박선미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2021), 캔버스에 아크릴, 72.7×72.7㎝(사진=본화랑)
박선미 ‘합창’(2021), 캔버스에 아크릴, 130×130㎝(사진=본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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