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부사장 "사물인터넷 국가 표준 개입은 시기상조"..미국과 입장 같아

  • 등록 2014-10-28 오전 1:43:42

    수정 2014-10-28 오전 2:20:15

[부산=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우리나라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최고위 의사결정기구인 ITU 전권회의에 사물인터넷(IoT)과 ICT융합 관련 의제를 제안한 가운데,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IoT 의제 채택에 부정적이다.

UN 산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기구인 ITU에서 IoT 표준화 등 의제가 채택되면 내로라할 글로벌 ICT기업을 통해 시장표준을 이끄는 미국 입장에서는 유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미국은 ITU 차원에서 인터넷 주소자원 정책(인터넷 거버넌스)을 다루는 데도 반대한다.

로버트 페퍼 시스코 부사장
지난 27일 ITU전권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서 만난 로버트 페퍼 시스코 시스템즈 부사장(글로벌 기술정책 담당)도 IoT 의제 채택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페퍼 부사장은 미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을 거쳐 현재 미국상무성의 주파수 관리 자문위원과 영국의 방송통신 규제기구인 오프콤의 주파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로버트 페퍼 부사장은 “(한국이 ITU 전권회의에서 IoT를 의제로 제안한 데 대한) 우려는 미국뿐이 아니다”라면서 “현재 IoT는 표준이 미성숙한 단계여서 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줄 수 있다. 아직 혁신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IoT 표준 참여 회사가 전 세계적으로 260개 정도 있다”면서 “이런 것을 고려하면 지금 시점은 정부 개입을 통해 뭔가 건설적인 결과가 나올 시점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페퍼 부사장은 ITU전권회의 개최국인 한국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하지만 한국정부가 제안한 IoT 어젠다는 굉장히 건설적인 제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는 개발도상국 등에서 IoT의 인지도를 높여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논의결과를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기술발전과 IoT가 지닌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가치를 고려했을 때 ITU 차원에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국내 국제기구 전문가는 “ITU에서 언제까지 전화만 들여다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IoT와 융합 의제는 우리나라가 주도해서 아태지역 공동결의로 채택된 만큼 이번 전권회의 본회의에서 채택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ICT 융합과 사물인터넷 관련 의제가 최종 결의안에 채택되면 글로벌 시장 형성은 물론 경쟁력 있는 우리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는 데 도움이 된다.

황창규 KT(030200) 회장은 한국형 히든 챔피언이 탄생할 영역으로 IoT를 꼽으면서 “이를 위해서는 주파수 배분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같은 기업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돼야 하고, IoT 표준화를 위한 사업자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전권회의에서 이재섭(54) KAIST IT 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이 ITU 표준화총국장에 당선됐다. ITU 표준화총국장은 ITU 표준화총국(ITU-T) 업무를 총괄하고 ICT 관련 국제 표준 제정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한을 가진다.

또한 ITU 이사국 연속 7회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유효표 167표 중 총 140표를 획득해 13개국의 이사국을 뽑는 아태지역에서 2위로 당선돼 ICT 기술뿐 아니라 ICT 외교력도 과시했다는 평가다.

한편 페퍼 부사장은 “ITU 라디오전파통신국에서 IoT를 위한 주파수 배분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어떤 기기들은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단거리에 연결돼야 하지만, 수백억개의 기기들이 모바일 브로드밴드에 연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논쟁이 큰 700MHz의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용 분배 주장에 대해서는 “압축 기술의 발전으로 아날로그 시대에서 썼던 주파수 대역폭보다 실제 필요한 대역폭이 줄고 있다”면서 “HD에서 UHD로 넘어가도 기존 주파수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국감]심학봉·최민희 "700MHz 통신할당 재검토해야", 여전히 압박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철통보안’ 결혼식
  • 57세 맞아?..놀라운 미모
  • 서예지 복귀
  • 한강의 기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