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기면증 환자는 최근 3년간 급증했다. 2011년에는 전년대비 25.2%, 2012년에는 환자수가 29.7% 늘었다. 2012년 한 해 동안 기면증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2356명이었다.
기면증 환자가 증가한 이유 중 하나로 신종플루와의 연관성이 대두되고 있다. WHO는 북유럽 국가에서 H1N1의 백신 중 하나인 ‘펜뎀릭스(Pendemrix)‘를 맞은 어린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기면증을 경험할 확률이 9배나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방주사를 맞지 않고 신종플루에 걸린 이 중 기면증을 확진받은 사람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H1N1 바이러스가 하이포크레틴을 파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면증은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자고 깨야 할 때가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면과 각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히포크레틴(hypocretin-1) 분비가 뇌의 시상하부에서 제대로 되지 않거나 HLA-DQB1*0602, HLA-DRB1*1501과 같은 백혈구 항원 형질 유전자가 관여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뇌질환자나 자기면역질환자, 사고로 인해 두부외상을 입은 내외과 질환자도 생길 수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의 치료와 지원을 돕는 헬프라인에 의하면 국내 기면증 환자수는 8만여명 정도다.
기면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윈검사로 자는 동안 뇌파와 눈의 움직임, 근육의 긴장도, 수면 중 발생하는 부정맥, 동맥혈, 산소포화도, 호흡운동, 호흡기류, 자세를 측정한다. 얼마 후 렘수면에 빠지는지와 각성의 양상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주간졸림증을 알아보기 위해 다중수면잠복기 검사도 실시한다.
주민경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기면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편안한 마음가짐을 갖은 후 졸리거나 각성 증상이 줄어든 기면증 환자가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이지만 에이즈나 암처럼 관리만 잘하면 정상인과 같은 삶을 살 수 있어 만성질환으로 봐도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