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LG유플이 화웨이 장비 선택한 이유는?

"코스트 낮고, 세계 1위로서의 고객응대노력 고려해 결정"
"보안 문제 없지만, 국제공인인증기관서 테스트받겠다"
  • 등록 2013-12-08 오전 9:00:00

    수정 2013-12-08 오전 10:42:4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6일 저녁 청담 시네시티에서 열린 ‘LG유플러스(032640) 기자단 송년회’에서는 화웨이 장비 보안 논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유플러스와 화웨이는 기자회견을 열고 보안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국내 중소기업과의 상생 방안까지 발표했지만, 최근 외신에서 미국 상원의원 등의 말을 인용해 통신망 도청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비용이 다른 데보다 낮은 측면도 있었지만, 세계 1위 사업자로서의 고객응대능력 등을 고려해 화웨이를 선택했다”면서 “보안 문제는 전혀 없지만 우려를 제기하니 영국의 보안성 인증기관인 CCRA 같은 곳에 소스코드를 공개해 보안성 테스트를 받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상철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왜 화웨이를 선택했나?


▲화웨이가 지금 현재로서는 세계 1위 사업자다. 기지국 장비(RRH)를 올해 100만대 팔았다고 한다. 올해 시장점유율(M/S)는 1위로 나올 거라고.

우리가 일본에 가보고 영국도 가보고 유럽의 몇 군데 가보고 했다. 화웨이 장비는 기술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리스폰스 타임, 그러니까 어떤 요구사항에 즉각 대응하고 내 장비처럼 열심히 달려들어 푸는 부분은 화웨이가 최고다. 일본 소프트 뱅크도 화웨이를 칭찬한다.

비용이 다른데 보다 낮은 측면도 있었지만. 화웨이가 우리에게 컴퓨트한 게 많아서 한번 해보자 생각했다. 화웨이도 한번 세계 제일 LTE 컴퍼니와 손잡고 나가자는 의지가 강했다.

-화웨이는 에릭슨 LG대신 들어갔고, 그래서 LG디스플레이, LG화학에서 화웨이에 부품을 팔려는 것 아니냐는 루머도 있다.

▲그런 것은 아니다. 우리가 그런 것 때문에 화웨이를 택한 것은 아니다.

-논란 예상했나?

▲선도해 나가려면 죽도록 생각하고 정말 치열하게 달려가는 게 있어야지.

화웨이는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국내 통신장비 관련 중소기업들을 초청해 ‘상생 협력 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황화위 화웨이 한국지사장, 왕쥔 화웨이 글로벌 LTE 네트워크 사장, 김학수 화웨이 한국지사 전무. 이날 화웨이는 LTE 시장에서 통신장비 대기업들이 공개하지 않던 통신 프로토콜 ‘CPRI (Common Public Radio Interface, 공공 무선 인터페이스)’ 규격 공개를 약속했다.
-화웨이 논란 관련해 향후 대응 계획은?


▲미국 상원의원이 얘기하면서 나왔다. 발언한 의원이 기술자도 아닐 테고. 정치나 외교 문제라면 우리가 어떻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라면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다.

우선 우리나라 중소기업 상생협력에 대해서는 화웨이와 유플러스가 논의해서 벌써 3~4개 중소기업이 계약할 것으로 안다. 과거보다 상생 영역 넓어졌고 이를 통해 우리 중소기업들이 중국에도 진출할 수 있게 돼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보안 문제인데, 확실히 증명할 수 있다. 기지국은 패킷을 다 벗겨서 보는 데가 아니다. 유선망으로 가야만 패킷을 벗겨서 누가 누구에게 전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기지국 단계에선 알 수 없다. ‘백도어를 설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무의미한 주장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어쨌든 ‘백도어를 통해 정보유출이 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을 할 수 있어서 다른 나라의 사례를 유심히 관찰했다.

캐나다, 호주, 스페인, 영국, 일본 등 해외 여러 나라가 모두 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화웨이 LTE 기지국 장비와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보안우려 없이) 어떻게 (장비 도입이) 가능했는지 살펴보면, 영국의 CCRA(Common Criteria Recognition Arrangement)를 통해 장비 테스트를 한다.

오퍼레이터와 오퍼레이터가 인증하는 관계자들이 모여서 장비관련 소스를 오픈하면서 면밀히 장비 테스트를 진행하고, 이를 통과하면 인증서를 준다.

유플러스에 공급되는 화웨이 장비는 영국의 테스트를 거쳐 인증받은 장비와 동일한 제품이라고 한다. 영국에서 받은 인증서로 대신할지 유플러스가 직접 영국에 가서 인증을 다시 받을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우리도 (영국의 CCRA 같은) 확실한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소스 오픈을 통해 장비 테스트를 해 전혀 문제가 없음을 입증할 것이다.

화웨이 장비는 7~8년 전부터 우리나라 기업들에 많이 들어와 있다. KT와 SK텔레콤도 화웨이 유선 장비를 다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왜 유플러스만 문제가 되어야 하는가?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의 나라에도 화웨이 장비가 사용되고 있는데 왜 유독 한국에서만 문제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이번 기회에 아예 보안 문제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서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겠다.

-유플러스가 올해 LTE 시장을 본격적으로 리드하면서 가입자 순증 1위를 달성했다. 경쟁사가 아이폰5와 넥서스5를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단말기 라인업을 보여줬는데, 내년 유플러스의 단말기 경쟁력 제고방안은?

▲제가 2010년에 유플러스에 왔을 때 가장 큰 문제가 두 가지였다. 첫째는 보조금 문제로 돈 많은 사업자가 보조금을 쓰면 정말 따라가기 힘들었다.

둘째가 단말기 문제인데 우리가 좀 이상한 주파수를 받은 데다 기술 방식이 좀 다르고 그러지 않았나. 그래서 항상 좋은 단말기가 경쟁사 대비 6개월에서 9개월씩 뒤에 나왔다. 단말기 보조금 경쟁력은 없고 이게 유플러스의 2가지 약점이었다.

보조금은 아직 돈 많은 사업자들이 쓰니까 잘 모르겠지만 LTE 하면서 단말기 문제는 사라졌다. 아이폰 얘기하는데 싱글 LTE 쓰면 전 세계 거의 모든 단말기를 우리 유플러스가 다 사용할 수 있다. 800㎒와 2.6㎓는 커먼(common)한 주파수라 어떤 단말기든 다 쓸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고 사업자간 합의가 이뤄진다면 아이폰도 우리 리스트에 들어 있다. 어려운 것도 아니라서 이제 같이 잘 얘기해봐야죠. 원래는 쓸 수 없었고 지금은 쓸 수 있다.

-단말기 유통법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시행령, 시행 규칙이 중요하다. 총론에는 천사도 없고 악마도 없다. 디테일에 악마도 있고 천사도 있다. 디테일은 마지막에 고객하고 딜하는 그 딜러, 고객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에서 모든 게 정해진다. 돈 있어 보인다고 단말기 요금 30만 원, 이쁘다고 3만 원이라고 하는 게 문제다. 법을 위에서만 만드는 게 아니라 시행 접점에서 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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