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E][PF 사업장 해부]②믿었던 수도권서 발등 찍힌 두산건설

  • 등록 2010-11-04 오후 1:05:15

    수정 2010-11-04 오후 5:30:49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3일 13시 3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사진1. 두산건설의 단일 최대 프로젝트인 일산 탄현동 위브더제니스 사업현장(2010.10). 2009년 12월 분양을 개시했으나 최근까지 분양률은 반토막에 그치고 있다. 51∼59층 8개동, 2700세대 대규모 단지로 두산건설 PF 우발채무의 3분의 1인 6360억원이 투입됐다. (사진=이데일리)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두산건설(011160) 회사채(A-, 3년만기)는 올 상반기말까지 1년 동안 평균 3.59%포인트의 신용스프레드에 거래됐다. 국내 시공능력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은 값이다. 자기자본의 두배를 웃도는 1조7800억원(재개발·재건축 불포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 탓에 투자자들이 돈 빌려주기를 주저한 영향이다. 특히 사운을 걸고 추진한 일산 주상복합단지의 부진한 분양실적은 건축사업이 매출 4분의 3을 차지하는 두산건설의 운전자본 우려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최근 두산메카텍과의 합병 결정도 급격한 재무지표 악화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일을 막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은 안전하리라 믿었다. 하지만 단일 최대 프로젝트인 경기도 일산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업장은 커다란 실망만 안겼다. 51∼59층 8개동, 2700세대 초대형 사업장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지난해 12월 분양 개시 이후 11개월이 지난 현재 분양률은 세대수기준 45%(닥터아파트 집계)에 그쳤다.

현재 지반공사가 한창인 탄현 사업장관련 PF 우발채무 규모는 무려 6360억원에 달한다. 상반기말 전체 우발채무의 3분의 1이 넘는다. 또 오는 2013년 4월 입주 예정인 이 사업에서 받을 도급액은 약 9600억원이다. 두산건설 자기자본(8700억원)보다 크고, 연 매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돈이다. 하지만 6월말 현재 받아야 할 돈 일부가 들어오지 않으면서 지난해말 8470억원이었던 전체 공사미수금(청구분)이 6개월동안 1조3280억원으로 급증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공사미수금 등을 포함하는 두산건설의 매출채권은 1조6360억원으로 올 들어 6개월 동안만 36% 증가했다. 2006년 이후로는 무려 330% 급증했다. 받기로 한 돈이 이만큼 안 들어오는 데 버틸 장사는 없다. 상반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적자는 5230억원, 총차입금 증가분은 5180억원(65%)를 기록했다.

탄현 위브더제니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예비 수분양자들이 아직까지 많이 전세시장에 남아 있는데 최근 전세값 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 상승이 미분양 해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24평 소형 평수 중심으로 분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최근 분위기를 설명했다.

▲ ▲ 사진2. 두산중공업의 서울 서초동 바로세움Ⅲ 사업장(2010.10). 클럽들이 늘어선 주변에 15층 건물의 절반 이상이 올라갔지만, 분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사진=이데일리)
두산건설보다 좀 더 우량한 두산중공업(034020)(A) PF 사업장 역시 부동산경기 침체로 우려를 사고 있는 곳들이 꽤 있다. 여기에는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도 포함돼 충격적이다. 두산중공업 PF 대출잔액 기준으로 다섯번째에 꼽히는 서초동 `바로세움Ⅲ` 오피스텔 신축사업은 지상15층 건물의 절반 이상이 올라갈 때까지 분양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관련PF 차입금 1200억원의 빚은 지난 7월에 고스란히 10개월 연장됐다.

관련 PF 자금을 조달한 특수목적회사(SPC) `시선바로세움`은 최근 감사보고서에서 “분양실적이 저조하게 나타나고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유동화자산의 회수는 두산중공업의 채무인수 결과 및 리파이낸싱 결과에 의존하게 될 수도 있다”고 털어놨다.

두산중공업 진행 사업장 가운데 PF 대출잔액이최대(3700억원)인 서울 을지로 사업장도 곤경에 처해 있다. 분양경기 침체로주상복합 1개동을 오피스텔로 변경, 오피스텔 2개동을 올리고 있지만(공정률약 35%) 이중 한 개 동은 최근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PF 만기일인 내년6월까지 공사 완료가 불가능하고, 추가자금차입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청주 4천억 못받고 대구 8백억 떠안고

믿었던 수도권마저 발등을 찍는 마당에 지방 사업장에 기대를 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부 지방 사업장은 장기 미분양 물량 적체가 해소되지 않는상황에서 입주 지연까지 겹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두산건설의 운전자본 부담을 특히 많이 키운 사업장은 청주 사업장이다. 지상 37~45층 9개동 2164세대(도급액 6100억원)의 대형 사업으로 지난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10월말 현재 약 87%대 분양률에 그치고 있다. 상반기말 현재 관련 공사 미수금은 4140억원으로 지난해말 1890억원에서 6개월동안 2000억원 넘게 늘어났다. 두산건설 아파트사업 미수금 총액 556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 말 해당 미수금 총액은 3310억원이었다.

▲ 사진3. 두산건설이 시공한 청주 사업현장(2010.10). 지난 7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지만, 10% 넘는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관련 공사미수금은 6월말 현재 4140억원으로 지난 6개월 동안 2000억원 넘게 불어나며 자금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대구 범어동 아파트 신축사업(1494세대)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2005년12월 분양, 지난해 12월 준공했지만 상가분양이 4%에 그쳤다. 아파트는 96%대 분양률을 기록 중이지만 미입주세대의 분양대금 미납금이 약 1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두산건설은 시행사를 대신해 지난달 800억원의 관련 차입금을 갚아야 했다. 이밖에도 지난 2007년 6월에 분양한 경남 포항시 장성동 아파트(1713 세대, 도급액 3070억원) 분양률은 아직까지 70%에 머물면서 지방 미분양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울산 야음동(806세대)은 지난 2008년 1월 분양에 들어갔다가 분양률 저조로 결국 분양을 취소했다. 양 사업관련 두산건설의 관련 우발채무 잔액은 6월말 현재 715억과 1181억원이다.

분양시장 침체는 신규사업 진행 일정도 늦추면서 재무부담을 키우고 있다. 두산건설은 가장 최근인 지난 5월에 제출한 회사채 투자설명서에서 “분양실적 부진, 분양개시 지연 관련 우발채무증가로 인한 재무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월말 현재 두산건설의 수정부채비율은 503%다.

한 크레딧애널리스트는 “두산건설은 민간주택사업 비중이 높아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최근 분양실적이 떨어지는 일산 등 주요 대형사업장을 중심으로 공사미수금이 늘어나면서 재무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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