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업계 7위권에 불과했던 한미가 어느새 유한양행과 2위를 다투고 업계 1위 동아제약의 경영에까지 `감놔라 배놔라`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올해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한미약품의 성장세가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개량신약·제네릭 전략 주효..2000년 7위서 2006년 2위권 도약
"올 7월 실시예정인 '의약분업'이 국내 제약업계의 판도를 상당부분 뒤흔들 전망이다. 우리는 꾸준한 기술수출과 신약개발에 전념, 의약품 국산화 선도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이어 나갈 것이다."
한미약품은 2000년초 제출한 1999년 사업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고 실제 한미약품은 의약분업 시행의 최대 승자가 됐다.
SK증권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90년대초 업계 20위권 내외의 하위 제약사였다. 97년에는 10위, 2000년에도 성장을 지속해 7위로 올라섰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지난 97년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99년까지는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면서 1100억원 매출에 머물렀다. 하지만 2000년 의약분업 시행 첫 해 1491억원 매출로 정체를 벗어나더니 지난 2005년까지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세를 탔다.
덕분에 지난 2005년 3765억원 매출로 동아제약과 유한양행에 이어 업계 3위에 올랐다. 유한양행(3920억원)과는 불과 155억원차이였다. 지난해의 경우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이 유한양행을 제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한미약품은 4300억원, 유한양행은 41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생동 파문으로 타격을 받은게 컸다.
◇올해 화두 `또 한번의 변화` 의미는
한미약품은 올해 매출 목표를 5000억원을 제시했다. 동아제약이 연매출 목표를 6000억원 넘게 잡고 유한양행이 5000억원을 제시한 만큼 외형면에서는 2위 자리 다툼에서 밀려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주목할 점은 임성기 회장이 언급한 `변화`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연초 시무식에서 "수년간 개량신약 등 새로운 패러다임개발로 국내시장을 지배해 온 한미가 이제 또 한번의 변화를 꾀할 때"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이를 반영하듯 "지금까지 성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해 가는 시작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도 "올 상반기 예상되는 경기도 평택의 세파계 항생제 완제품 공장을 계기로 일본, 유럽, 미국 등지로의 수출이 더욱 탄력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업계 최고 수준의 R&D 투자를 진행하면서도 신약은 상징적인 것은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미약품은 최근 몇년새 고성장을 해오는 사이 업계에서는 이를 시샘하는 시각도 생겨나고 있다. 또 앞으로 제약업계는 한미 FTA와 포지티브 리스트 등으로 인해 재차 격변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한미약품의 고성장 스토리가 지속될 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