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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11월27일~12월1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2~3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10.9bp, 9bp 하락했고 10년물은 8bp, 20년물은 12bp, 30년물은 10.4bp 급락하며 장기물 위주 강세를 보였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 상승이다.
이번 주는 상대적으로 미국채 금리 하락세가 더욱 가팔랐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0.4bp, 10년물 금리는 26.3bp 하락한 4.551%, 4.209%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9월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국내시장이 주말 휴장을 맞은 2일 미국에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 의장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 마지막 발언 이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3bp(1bp=0.01%포인트) 급락, 기준금리 인하 프라이싱이 가속화됐다.
파월 의장은 “지난 몇 달간 낮은 인플레이션 지표는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연준은 신중하게 움직일 것” 그리고 “금리 인하 전망은 시기상조” 등 기존과 같은 신중한 발언을 내놨지만 시장의 인하 프라이싱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연준 기준금리 인하 시기 전망은 미국 경기의 경착륙과 연착륙 여부를 두고 엇갈리는 상황이다. 미국 경기 연착륙을 전망하는 일각에선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내다보는 가운데 시장은 내년 상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가늠할 수 있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5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89.3%에 육박,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63.4%에 달한다.
파월의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란 표현 속엔 아직 경착륙과 연착륙 여부를 판단하려면 추가적인 지표 확인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이 기대하는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려면 미국 경기가 리세션에 진입한다는 보다 확실한 지표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시장이 계속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만큼 우려도 제기된다. 한 외국계 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러다 연준이 시장 말 듣고 내년 중 금리 인하했다가 인플레이션이 2025년에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들도 나온다”면서 “모두가 원하고 기대하는 것은 경제현실에서 종종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경계했다.
강세 분위기 속 공개되는 월초 지표들 주시
당분간 연말 채권시장은 긍정적인 지표는 강하게, 부정적인 지표는 약하게 반응하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12월이 수급적으로나 계절적으로 약해질 만한 이유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보초 지표들이 그 달의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레벨 부담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내주 지표들이 강세를 지탱해줄 만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운용역은 “당분간 약세 재료에도 큰 조정을 받지 않고, 강세 재료에 크게 반응하는 비합리적인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쨌든 내년 이맘때 금리는 지금보다 낮을 것이란 기조로 롱 기반 전략을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채권 시장 수급이 좋아서 큰 조정 없이 가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내주 고용지표가 얼마나 안 좋게 나오는지, 시장 기대감을 충족시킬 만한 수준인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