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국 월가의 오래된 투자 격언처럼 증시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화되면서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안티에이징과 탈모, 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꿈’과 관련된 성장주와 실적 안정성이 높은 소외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 지수는 1% 상승, 코스닥은 0.55%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전달까지 2차전지 관련주의 질주로 가파르게 올랐다가 지난달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대거 나서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을 시작으로 1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 개막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다 2차전지주 단기 급등 테마에 올라타기 위한 이른바 ‘빚투’(빚 내서 투자) 열풍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소시에테제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까지 터지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이번 달 역시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여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굵직한 대외 변수를 맞닥뜨리며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오는 3일(현지 시간) 연준의 FOMC 정례 회의 결과와 5일 4월 고용보고서 공개를 앞두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0.2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5월마다 약세장이 반복되고 있는 점도 약세장 전망의 근거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코스피 5월 평균 수익률은 -0.88%로 일 년 중 가장 낮았다. 월별 상승 확률 역시 5월이 38.5%로 가장 저조했다. 국내 증시 방향을 결정짓는 외국인 매매 역시 2000년 이후 평균적으로 5월에 8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중 가장 큰 매도 규모다.
2차전지 대체 성장주·소외주 주목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성장주에 주목했다. 이재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은 5월1일 중국 노동절과 미국의 FOMC를 기점으로 대형주 중심의 반등 가능성이 높고, 코스닥 시장은 2차전지의 변동성 확대로 배터리 외 성장주로 수급이 확산할 것”이라며 “미용기기와 탈모완화 화장품, 케이팝 등 글로벌 공통의 ‘꿈’을 공략하는 기업이라면 주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심 종목으로는 클래시스(214150), 바이오니아(064550), 하이브(352820)를 제시했다.
코스피 지수에 따라 선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2550선 이상에서는 매수타이밍을 늦추고, 현금비중을 유지하거나 늘려야 한다”면서 “소외주 가운데 실적, 펀더멘털 안정성이 높은 통신, 유통, 운송, 조선, 에너지, IT하드웨어 등에 단기 트레이닝 전략을 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지수가 2400선대로 내려앉을 경우에는 내년에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업종과 방산 업종을 꼽았다.
변동성이 큰 반도체 업종 대비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업종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업종의 영업이익은 23조원, 반도체 업종은 2조 원 추정되지만 현재 약 132조원인 자동차 시가총액은 반도체(455조원)의 29%에 불과하다”면서 “반도체 업황이 반전되더라도 자동차 업종의 상대적인 저평가는 점차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