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빠진 ‘더타운몰 킨텍스점’, 매출 32%↑…인기 요인은

‘이마트 없는 이마트 1호점’, 재개장 후 고객 20만 돌파
“‘오픈빨’ 고려해도 예상보다 큰 호응”
어린 자녀 둔 주민들, 노후상권…‘지역맞춤’ 전략
몰캉스족에 딱 좋은 ‘머물면서 즐기는 곳’
  • 등록 2023-08-07 오전 5:30:00

    수정 2023-08-07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경기 고양 일산의 ‘더타운몰 킨텍스점’이 재개장 초반에 ‘흥행 대박’을 기록 중이다. 기존 ‘이마트 킨텍스점’에서 이마트를 빼는 등 과감한 변신에 방문 고객수와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 이마트(139480)가 ‘미래형 대형마트’를 추구하며 대대적인 점포 리뉴얼을 추진 중으로, 실적 부진을 만회할 타개책이 될지 주목된다.

키즈매장 전진배치…“아이도 행복한 곳”

경기 고양 일산의 ‘더타운몰 킨텍스점’(사진=이마트 제공)
6일 이마트에 따르면 재개장 첫날인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약 2주일간 더타운몰 킨텍스점을 방문한 고객은 20만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키즈카페와 골프아카데미와 같은 키즈·엔터 매장은 지난해보다 6배 가량 매출이 늘었고, 식음료 매장 매출도 174%라는 고신장을 기록했다”며 “소위 ‘오픈빨’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호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7개월여의 리뉴얼을 거쳐 지난달 21일 새로 문을 연 이곳은 매장 면적이 2만6446㎡(약 8000평)로 132개 이마트 점포 중 가장 큰 규모지만 정작 이마트는 없다. 서울 월계점, 인천 연수점에 이은 더타운몰 3호점이자 ‘이마트 없는 이마트’ 1호점이다.

이마트 대신 ‘본격 장보기’를 위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간단 장보기’를 위한 노브랜드 전문점이 함께 입점해 있다. 나머지 공간은 쇼핑하고, 먹고, 즐기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테넌트(임대매장)로 채웠다.

이 점포의 인기몰이의 핵심 키워드는 ‘지역맞춤’이다. 특히 일산을 포함한 고양과 인근의 파주, 김포에 미취학 아동을 둔 가족 단위 주민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점포를 꾸민 게 주효했다.

실제로 점포 1층의 정문으로 들어서면 키즈용 의류·신발 등 아이들을 위한 매장들과 반려동물용품점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화장품·향수, 액세서리나 패션의류를 전진배치하는 백화점이나 일반 쇼핑몰과 분위기가 다르다.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체류형 공간도 여럿 있다. 매장 1층 중앙부에 마련된 ‘라이브러리 휴식공간’은 1500여권의 책에 둘러싸여 독서를 하거나 쉴 수 있는 곳이다. 만화카페 ‘책으로 가는 문’에선 다락방에 눕거나 푹신한 의자에 몸을 파묻고 만화 삼매경에 빠질 수 있다. 키즈카페와 포토스튜디오 등도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에 적합하다.

‘트렌디 매장’ 확충…“쉬기만 해도 좋아”

더타운몰 킨텍스점의 ‘라이브러리 휴게공간’(왼쪽)과 ‘책으로 가는 문’(사진=김미영 기자)
‘상권 최초’로 입점한 가게들도 고객을 유인 중이다. 테넌트 매장이 총 98개로 이마트킨텍스점 시절보다 4배나 늘었다.

이중 ‘엄마의 잡화점’, ‘누하스’ 등 일산 최초로 들어선 매장이 34곳(40%)이다. 브런치·베이커리 카페인 ‘엉클피터스’, 호텔식 디저트 카페 ‘브릴’과 같은 유명 맛집과 카페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지역이라 주변 상권의 쇼핑몰 대부분이 노후화하고 트렌디한 맛집이 부족하단 아쉬움이 주민들에게 있었다”며 “테넌트를 늘리면서 식음료 시설도 대폭 확충했다”고 했다.

폭염이 이어지는 와중에 점포를 재개장한 점도 호재가 됐다. ‘몰캉스’(몰+바캉스)를 즐기려는 이들이 몰려서다. 장보기만 하는 곳이 아닌 머물면서 즐기는 곳을 표방한 미래형 대형마트를 체험케 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지난 4일 오후 이곳에서 만난 40대 여성 윤모씨는 “쇼핑한 뒤에 딸이랑 책을 보면서 쉬었다”며 “3시간 정도 있었는데 아이랑 시간 보내기 좋아서 자주 올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점포엔 ‘안전도우미’ 조끼를 입은 요원들이 수시로 돌며 순찰을 했다. 지난 3일 성남 분당 서현역 쇼핑몰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후 이뤄진 안전강화 조치의 일환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순찰 근무자는 방검복을 착용하고 삼단봉·무전기를 소지하고 있다”며 “거동수상자에 대한 실시간 감시 등 폐쇄회로(CC)TV 상황실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고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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