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영상 공개 후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고, 행방이 묘연했던 양씨는 11월 7일 낮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긴급체포됐다. 체포 직후 경기남부경찰청에 압송되며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양씨는 “공감할 수 없는 행동으로 공분을 자아낸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잘못을 인정한다.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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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씨가 받는 혐의는 그 내용이 상상을 초월했다. 옛 여자친구에 대한 특수강간을 비롯해 △직원들에 대한 상습폭행 △직원들에 대한 엽기스러운 ‘갑질’ △아내 지인에 대한 감금 및 집단폭행 △직원 및 아내 휴대전화 해킹 등이었다.
머리염색·강제 대마초 흡입 등 갑질 상상초월
양씨는 직원들에게 폭군 그 자체였다. 폭언과 욕설은 물론 폭행을 가하기도 일쑤였다. 그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약을 먹게 하거나, 술안주라며 생마늘 한 움큼을 강제로 먹도록 했다.
또 직원들의 업무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많은 양의 캡사이신이 함유돼 매운맛 대회에서 1위를 한 핫소스를 강제로 먹게 하기도 했다. 임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5년 4월엔 느닷없이 회사 임원들을 불러 미용실에 데리고 간 후 자신이 정해주는 밝은 색깔로 머리를 염색하도록 했다.
임직원들은 양씨에 눈에 거슬릴 경우 회사에서 해고나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양씨의 이 같은 행동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다. 양씨는 사내 개발자에게 휴대전화 감시 및 도청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한 후 ‘사내 메신저’라며 직원들에게 깔도록 하기도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직원들의 통화내역, 녹음 등 휴대전화를 해킹했다.
길거리서 만난 퇴사 직원 폭행하기도
양씨의 엽기적 갑질은 퇴사 직원도 피해 가지 못했다. 공분을 샀던 폭행 영상의 피해자는 당시 회사에 다니지도 않던 전직 직원이었다. 2015년 4월 퇴사한 직원이 고객게시판에 양씨 등 회사 경영진의 리더십을 지적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양씨가 직접 협박을 해 회사에 들어오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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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양씨 자신은 당시 내연관계였다. 그는 2013년 6월 내연관계를 정리하자는 여성을 호텔로 불러 내 성폭행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피해자의 머리를 자르거나 폭행했다는 혐의도 받았다. 두려움에 떨었던 피해자는 양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 후에야 고소장을 제출했다.
음란물유포 인정시 형량 크게 증가 전망
검찰은 2018년 12월 양씨에 대해 특수강간, 공동상해·감금, 정보통신망 침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주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양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심은 특수강간 혐의의 공소제기가 부적합하다고 보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양씨에 대한 처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검찰은 지속적으로 양씨의 회사 운영 관련 비리 수사를 벌여왔다. 양씨가 수감돼 있는 동안 회사 자금 92억원을 사용한 혐의(배임)로 추가 기소돼 지난 1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또 연봉인상을 요구하는 직원에게 유리컵을 던져 폭행을 가하고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도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8월이 추가됐다. 이들 형이 확정될 경우 양씨의 도합 누적 형량은 징역 7년 8월로 늘어난다.
여기에 더해 양씨는 음란물 유포방조, 저작권법 위반 및 방조, 업무상 횡령, 탈세 등에 대한 판결도 앞둔 상태다. 이에 대한 법원의 1심 판결은 다음 달 2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선고 예정이다. 이들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양씨는 앞서 확정된 형량보다 훨씬 많은 형기를 추가로 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양씨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