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공연과 관광을 결합해 지역이나 도시를 발전시킨 ‘엔터투어먼트’의 성공 사례는 매우 많다.
영국의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도 그중 하나다. 이 축제는 세계 최대 야외 록(rock) 페스티벌이다. 글래스턴베리는 영국 잉글랜드 남서부 서머싯(somerset) 카운티에 위치한 인구 9000명의 작은 마을이지만, 5일 동안의 페스티벌 기간에는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2017년 행사 때는 글래스턴베리 전체 주민(9000명)의 28배나 되는 관광객이 몰려 입장료만 864억원을 썼다. 마이클 이비스라는 농장주가 1970년 6월 영국의 전설적인 록그룹인 제플린의 야외공연을 관람한 후 영감을 얻어 그해 9월 자신의 농장에서 공연을 개최하면서 시작됐다. 행사 스태프는 모두 자원봉사자들이고, 수익금의 대부분을 기부했다. 1990년부터는 춤, 극, 서커스, 코미디, 쇼 등의 다양한 공연예술 행사로 프로그램을 확대했다. 축제명도 ‘글래스턴베리 현대 공연예술 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꾸었다. 한 농장주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야외 공연이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올리는 초대형 이벤트로 성장한 것이다.
일본에도 최대 1만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코하마 아레나를 비롯해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와 국립 요요기경기장, 오사카성홀, 마린멧세 후쿠오카, 그린돔 마에바시 등 대형 라이브 공연장이 즐비하다. 사이타마 수퍼아레나는 사이타마현이 대주주로서 2000년 일본 국철 부지를 재개발해 완성했다. 도쿄 인근 요코하마도 자족도시로 변신하기 위해 문화예술 분야 강화를 통한 도심 활성화에 집중했다. 문화예술이 시민 생활에 기여하고,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유치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 결과 요코하마 아레나를 비롯한 공연장과 미술관 등의 문화시설이 71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