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가격 회복세…'기해년' 중견 태양광업계 볕드나

단결정 PERC 태양전지 가격 4개월만에 15센트대 진입
신성이엔지, 북미업체와 240MW급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
중소형 발전시장 변화·中 고효율 장려정책 영향
  • 등록 2018-12-24 오전 1:00:00

    수정 2018-12-24 오전 7:42:15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신성이엔지 직원이 충북 증평공장에서 태양전지를 모아 만든 태양광 모듈(패널)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신성이엔지)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오랜 기간 정체에 빠졌던 태양광 시장이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형 발전소 위주였던 태양광 설치시장이 중소형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고효율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거대 시장인 중국이 고효율 제품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더욱이 최근 태양전지(셀) 가격도 반등하는 추세여서 고효율 제품을 취급하는 중견 태양광 업체들 사이에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진다.

23일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2월 10일부터 16일까지 고효율 단결정 ‘퍼크’(PERC·Passivated Emitter and Rear Cell) 태양전지 가격은 와트당 15.1센트로 전주(3~9일)대비 0.3센트 올랐다.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와트당 14센트대에 머물렀던 가격이 처음으로 15센트선으로 올라간 것. 효율이 단결정보다 다소 떨어지는 다결정 태양전지 가격은 전주대비 0.1센트 오른 10.4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약 12센트)과 비교하면 오히려 떨어진 금액이다. 전반적으로 고효율인 단결정 태양전지 가격 증가폭이 다결정 제품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원료)→잉곳(폴리실리콘을 녹여 만든 덩어리)→웨이퍼(잉곳으로 만든 원판)→셀(태양전지)→모듈(태양전지를 모아 만든 패널)→발전소로 이어진다. 단결정 퍼크 태양전지는 후면에 특수가공(반사판)을 해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발전효율이 21% 수준이어서 19%대인 다결정 태양전지와는 효율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가격이 다결정보다 높지만 효율이 높아 최근 전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도 수요 회복이 가장 두드러진 제품군이다.

이 같은 태양전지 가격 회복 흐름에 국내 중견 태양광 업체들의 기대감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실제 최근 북미업체와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업체도 나왔다. 충북 증평에서 연간 600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전지를 생산 중인 신성이엔지다. 이 회사는 지난 20일 북미 태양광 모듈업체 실팹솔라와 240MW급 대규모 태양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신성이엔지의 ‘무기’는 고효율 퍼크 태양전지다. 신성이엔지가 생산하는 퍼크 태양전지의 효율은 22%로 통상 21% 수준인 경쟁사 제품들보다 효율이 높다. 신성이엔지는 향후 고효율 제품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2016년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 퍼크 태양전지 설비를 도입해 최근 결실을 보고 있다.

올 4분기부터는 고효율 태양광 모듈 ‘파워XT’ 생산에도 돌입했다. 이미 일부 물량은 공급계약까지 마쳤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이 힘든 상황에서도 향후 고효율 태양전지 중심으로 시장이 구축될 것이라는 예상에 준비해왔던 부분”이라며 “우리 퍼크 태양전지를 공급받아 제작한 고출력 태양광모듈이 업계에서 긍정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 중인 웅진에너지(103130)도 내년 시장 전망을 올해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사업조직과 인력 등을 재배치하는 등 효율화 작업을 마쳤다. 미국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 축소 등의 악영향으로 올 하반기 실적은 부정적이지만 내년엔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적으로 태양전지 가격이 오르면 전 단계인 웨이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 여기에 태양광 시장 전반에 고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도 긍정적이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아직까지 잉곳과 웨이퍼 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지 않지만 시장 전반의 흐름이 고효율로 가는 분위기는 우리에게 긍정적”이라며 “올해까지 내부 자원들을 효율화해 내년 시장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효율 태양광 제품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전 세계 태양광 산업이 대규모 발전소 위주 시장에서 중소형 규모로 변화하는 흐름과 맞닿아있다. 중소형 발전소가 많이 세워지면서 좁은 공간에서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고효율 제품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과거에 비해 다결정과 단결정 제품간 가격 차이도 줄어 수요가 고효율 단결정으로 쏠리고 있다는 것. 더불어 중국 정부가 고효율 단결정 태양광 제품에 한해서만 보조금 지원을 강화하는 ‘탑 러너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도 최근 단결정 제품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 세계 태양광 설치 수요 역시 내년 120GW(기가와트)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중국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에서 태양광 제품을 수입하지 못하는 인도 등의 신흥시장에서도 추가적으로 고효율 태양광 제품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중견 태양광 업체들도 고효율 제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백종원 "워따, 대박이네"
  • "노병은 돌아온다"
  • '완벽 몸매'
  • 바이든, 아기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