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관광공사는 몇몇 스타트업이 서비스 중인 사업을 추진하려 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발단은 공사가 추진 중인 ‘외국인 개별자유여행객(이하 FIT) 방한 유치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 및 관광코스 개발’과 ‘FIT 온라인 포털사이트 구축 및 운영사업’이다. 공사는 지난 4일까지 두 사업의 용역 참여자를 모집했다. 그러자 이미 FIT 관련 상품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 측이 ‘아이디어 베끼기’라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정부가 민간 스타트업을 돕진 못할 망정 비슷한 상품을 내놔 고사시키려 한다는 반발이었다.
국내 관광 콘텐츠와 인프라를 해외에 알리는 일은 공사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그렇다고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까지 훔치면서 할 일은 아니다. 스타트업이 시장에 자리를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실상 공사의 역할이다. 미국 실리콘밸리가 세계 자본주의를 선도하는 혁신기지가 된 비결도 여기에 있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완벽하게 갖췄다. 바로 정부의 올바른 역할이 있어서다. 미국 정부는 벤처기업의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주고 이를 통해 개발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초기 구매처를 자처했다. 초창기 벤처기업의 든든한 수요자 역할을 해준 것이다. 도 장관이 관광벤처기업 대표에게 말했던 바로 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