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데이터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의 모든 기능을 국내 스타트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도울 예정인데, 한국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다.
구글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한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튜브를 통해 세계인들을 만났고 한국 대중가요(K-pop)가 한류를 이끄는 기폭제가 됐다. 2013년 4월 박근혜 대통령과 래리 페이지(Larry Page) 구글 CEO의 면담 이후 구글은 아시아 최초로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 ‘캠퍼스 서울’을 만들어 스타트업을 위한 교육과 사무공간을 제공했다.
하지만 구글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모든 길은 코리아로 통한다’가 아니라, ‘모든 길은 구글로 통한다’가 돼야 만족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구글이 아무 대가 없이 한국과 한국 기업을 위해 투자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도 API로 스타트업을 돕겠다고 하지만 이를 무료로 주는 게 아니고 돈을 받는다. 또 국내 개발자가 세계 최대의 앱 장터(구글 플레이)를 통해 제품을 출시하려면 제품(앱) 가격의 30%나 되는 수수료를 구글에 내야 한다. 국내 개발사가 1000원짜리 앱을 팔면 300원은 구글 매출인 것이다.
때문에 카카오는 자사 광고 플랫폼과 연동하는 개발사의 경우 카카오 게임하기 수수료를 0%~21%까지 다양화하고, 구글이나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 30%보다 저렴한 7.5%로 카카오 게입샵에 입점할 수 있게 했다.
잠재적 경쟁자가 될 만한 기업은 피해를 본다는 의혹도 여전하다. 카카오가 배급을 맡은 국내 게임 ‘원’이 플레이스토어 상위 노출 검색을 위해 키워드 광고를 했지만 검색이 제대로 안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구글이 키우는 꽃밭(생태계)외에 우리 기업들이 우리 지형에 맡는 꽃밭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2020년 입주하는 제2 사옥을 스타트업과 스몰비즈니스인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진흥시설로 지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창조경제는 거대한 무엇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불편함을 해결하는 디테일에서 출발한다”며 “이 의장은 네이버 스스로 온‘오프라인연결(O2O)시장에 진입하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 꽃을 통해 국내 스몰비즈니스와 콘텐츠 창작자 생태계를 돕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꽃은 꽃밭이나 토양 같은 생태계와도 맞닿아 있지만, 김춘수의 시 ‘꽃’에서 보듯 명명(命名)이 존재의 본질을 드러내고 인식하게 만드는 전부라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카카오가 시작한 모바일 다음의 ‘꽃 검색’도 구글 같은 글로벌 인공지능(AI)과 경쟁하는 우리 기술의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다. 꽃검색은 이용자가 꽃 사진을 찍어 올리면 형태와 색을 분석해 자동으로 꽃 이름을 알려준다. 현재 90% 정도의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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