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불황에 현금쌓기…18% 늘어난 158조

삼성·현대차·SK 등 빅3가 70% 차지
작년 한해 현금성 자산 20조 늘리며 체력 비축
  • 등록 2014-03-30 오전 8:09:04

    수정 2014-03-30 오전 8:09:04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경기 불안이 계속되면서 대기업들이 지난해 현금성 자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현금성자산은 158조 원으로 전년보다 18%(20조 원) 증가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예산 320조 원(2012년)의 절반에 달한다.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일본 엔저 정책,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 속에서 현금 비축량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30대 그룹 전체 현금성자산 중 삼성·현대차·SK 등 ‘빅3’가 70%를 차지했고, 10대 그룹이 88% 비중을 보여 쏠림도 여전했다.

30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사(금융사 제외)의 현금성 자산을 조사한 결과 총 157조7천억 원으로 전년 133조3천600억 원 대비 18.3%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현금에 단기금융상품을 합산했다.

현금이 가장 많은 곳은 60조 원의 삼성이었다. 삼성은 전년도 42조8천600억 원보다 무려 40%나 크게 늘었다.

2위는 현대차그룹으로, 34조6천억 원에서 39조5천억 원으로 14.2%가 증가했다. 3위인 SK그룹은 10조9천600억 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4, 5위는 LG그룹 9조1천400억 원, 포스코그룹 7조6천200억 원이었다. 포스코는 그룹 덩치 순위가 6위로 롯데에 뒤지지만, 현금보유량에서는 한 계단 높은 5위를 차지했다.

이어 롯데그룹(3조9천400억 원), GS그룹(3조1천800억 원), KT(2조3천200억 원), 한진그룹(2조1천300억 원), 현대중공업(1조9천200억 원) 등이 ‘톱10’에 올랐다.

상위 10대 그룹의 총 현금성자산은 139조4천억 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88.4%를 차지했다. 2012년 85.5%(114조 원)보다 2.9%포인트 높아졌다.

그러나 나머지 그룹은 현금성자산이 18조2천600억 원으로 19조2천800억 원에서 5.3% 되레 줄었다.

현금보유량이 가장 적은 곳은 동부그룹으로 2천500억 원에 그쳤고, 신세계그룹도 3천750억 원으로 그룹이 해체된 STX(3천840억 원)보다 낮았다.

이어 대우조선해양(4천300억 원)→대우건설(5천300억 원)→LS(5천600억 원)→효성(5천700억 원)→영풍(8천700억 원)→OCI(8천800억 원)→에쓰오일(9천400억 원) 순이었다.

현금성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금호아시아나로 8천700억 원에서 1조5천억 원으로 72% 증가했다. 한화(42.8%), 삼성(40%), 대우건설(25.5%), 대우조선해양(25.1%), 롯데(22.7%)가 2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신세계(-39.5%), STX(-35.1%), 두산(-28.6%), 동부(-23%) 등은 하락폭이 컸다.

기업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가 53조 원으로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했다. 전년 36조2천억 원 대비 46.5% 올랐다. 2위는 현대차(005380) 21조7천억 원, 3위는 포스코(005490) 7조1천억 원, 4위 현대모비스 6조6천600억 원,5위 기아차 6조3천500억 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096770)(2조9천600억 원), SK하이닉스(2조7천900억 원), LG전자(2조7천억 원), LG디스플레이(2조3천200억 원), 현대건설(2조1천500억 원) 순으로 현금보유량이 많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1억7천만 원), CJ씨푸드(011150)(2억7천만 원), 효성ITX(094280)(3억3천만 원)는 현금보유량이 10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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