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장기화, PF발 금융불안 여전…한은 하반기 '피봇' 가능성[금통위폴]②

전문가 13명 입모아 "소수의견 없이 금리 동결"
3%대 물가상승률, 둔화 흐름 뚜렷…"이르면 6월 2%대"
美 연준 금리 인상 중단 시사…"한은 부담 덜었다"
7명, 하반기 '피벗' 전망…물가 2% 수렴 여부 관건
  • 등록 2023-05-22 오전 5:00:00

    수정 2023-05-22 오전 5: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정책을 가를 핵심 변수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떨어지는 등 둔화 흐름을 보이는 데다, 경상수지 악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지연 등 경기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 ‘금리 동결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 인하 시점으로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한은 목표치에 수렴하는 뚜렷한 징후가 포착돼야 금리 인하를 고민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3명 응답자 전원 “금통위 만장일치 동결” 전망


21일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현 3.50%로 만장일치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2월, 4월에 이은 3회 연속 동결로, 사실상 금리 인상기가 종료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들은 2021년 8월 이후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한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기존 금통위 태도를 뒤집을 만한 요인이 없다고 봤다. 아직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치(2.0%)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하향 안정 기조 경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긴 힘들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물가상승률은 정점을 지나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4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7%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3%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6.3%) 정점을 찍은 뒤, △8월(5.7%) △9월(5.6%) △10월(5.7%) △11월(5.0%) △12월(5.0%) △1월(5.2%) △2월(4.8%) △3월(4.2%) 등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2%대 물가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주요국 대비 물가 부담이 낮은 수준”이라며 “5월에는 물가상승률이 기준금리를 밑도는 것이 확실하고, 6~7월에는 2%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반도체 등 주력업종의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올 1분기 경상수지가 4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분기 기준 11년 만에 적자를 냈다. 대(對)중국 무역수지가 지난 4월까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도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여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 것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요인이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때 최종금리에 가까워졌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언급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13명 중 7명 “하반기 금리 인하”…관건은 ‘물가’


기준금리가 장기간 동결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피벗’(pivot·통화 정책 전환) 시점으로 모아진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3명 중 7명은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관건은 ‘물가’다.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치인 2%에 수렴하는 모습을 보여야 경기 부진 압박과 금융안정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 인하 논의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과 추가적인 물가 안정 경로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무리한 긴축에 따른 금융불안이 잠재해 있는 만큼 연내 물가안정 경로만 조금 더 확인된다면 연말이라도 통화정책 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께 경기하방 압력과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물가 경로가 한은 전망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물가 이외 요소들을 더 고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4.0%로 좀처럼 둔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물가 안정에 더 중점을 두고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조용구 연구위원은 “통화정책 전환 측면에선 근원물가 추이가 보다 중요한데, 높은 수준의 근원물가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며 “경제성장률이 0%대까지 악화하지 않는다면 성장 둔화 자체로 금리 인하 전환까진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물가가 완전히 목표치로 수렴하는 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하반기 원자재 가격과 중국발(發) 물가 압력 전이, 국내 전기요금 인상 및 기저효과 등 대내외 물가 압력 추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은 내부에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2%)를 하회해야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수렴한 것은 균형 수준일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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