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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거짓말 같은 시간이 지나고 ‘그때’가 왔다. 빈 맥주 캔과 먹다 던져둔 초코바, 등받이에 몸을 기댄 휴대폰, 의자 위에 나뒹구는 머플러까지. 정리가 버거운 일상의 무게가 사정없이 내리누르는 ‘그때’, 바로 ‘일요일 밤’이다. 작가 정수영이 ‘그때’의 단상을 잡다한 일상의 사물을 들여 압축했다.
‘일요일 밤’(2018)은 사람에게 버림받은 사물이 아닌, 사람을 찾아주는 사물들로 꾸민 일상의 풍경. 그저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빈 공간이 어쩌구’ 하긴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