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일요일 밤, 그들은 돌아온다…정수영 '일요일 밤'

2018년 작
누군가 대신 공간 지키는 사물 찾아
보이지 않는 사람 비춰낸 일상 풍경
  • 등록 2018-12-11 오전 12:10:00

    수정 2018-12-11 오전 12:10:00

정수영 ‘일요일 밤’(사진=도잉아트)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거짓말 같은 시간이 지나고 ‘그때’가 왔다. 빈 맥주 캔과 먹다 던져둔 초코바, 등받이에 몸을 기댄 휴대폰, 의자 위에 나뒹구는 머플러까지. 정리가 버거운 일상의 무게가 사정없이 내리누르는 ‘그때’, 바로 ‘일요일 밤’이다. 작가 정수영이 ‘그때’의 단상을 잡다한 일상의 사물을 들여 압축했다.

작가는 공간을 즐겨 그린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공간을 채우는 일상의 대상 찾기를 즐긴다. 주인이 빠진 장소를 지키는 사물들로 그 사람의 성향을, 초상화를 나아가 사회의 거울까지 비춰낼 수 있다고 믿는 거다.

‘일요일 밤’(2018)은 사람에게 버림받은 사물이 아닌, 사람을 찾아주는 사물들로 꾸민 일상의 풍경. 그저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빈 공간이 어쩌구’ 하긴 어려워졌다.

내년 1월 9일까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도잉아트서 김세동·김승주·양승진·임지빈과 여는 5인 기획전 ‘일루밍’(Illuming)에서 볼 수 있다. 리넨에 아크릴. 100×100㎝. 작가 소장. 도잉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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