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천국’인 일본 가전제품 시장에서 단순히 시장 점유율 1위에 그치지 않고 시장 자체를 창조한 국내 강소기업이 있다.
침구청소기 제조회사 레이캅코리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이 전에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침구청소기라는 하나의 제품군(群)을 새롭게 만들어 냈다.
레이캅코리아는 3000억원 남짓으로 추산되는 일본 침구청소기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이 시장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레이캅코리아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2년 가까이 침구청소기 판매 부문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만 누적 판매대수도 300만대를 돌파했다. 2013년 일본 ‘닛케이 트렌디’가 선정하는 히트 상품 베스트 30에서 국내 가전업체로는 처음으로 8위에 오르기도 했다.
레이캅코리아가 일본 시장에서 거둔 성공은 단순히 시장 점유율이 높아서만은 아니다. 일본 가전 시장에 ‘침구청소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레이캅코리아는 어느 가전업체도 도달하지 못했던 곳에 큼지막한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파나소닉을 필두로 올 상반기 히타치, 샤프 등 내로라하는 일본 가전업체가 레이캅코리아를 따라 침구청소기를 내놨다. 오는 9월에도 도시바가 침구청소기 론칭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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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캅은 의사 출신인 이 대표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제품이다. 침구에 붙은 집먼지 진드기나 미세먼지, 꽃가루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유해물질을 걸러내 병을 예방한다. 스프링, 냉간단조 제조업체 부강샘스(현 레이캅코리아)에서 많은 반대의견에 맞서 확장했던 침구청소기 사업이었기에 제품의 만듦새에 더욱 주력했다.
일본 진출을 결심했을 때 이 대표는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침구는 각 나라 문화마다 그 형태와 내용물이 조금씩 다르다. 이 대표는 각 나라마다 고유한 침구를 1년에 수 백장씩 구입해 1만번이 넘는 실험을 거쳐 현지에 가장 알맞는 제품을 내놓는다. 실제 한국과 일본에서 판매되는 레이캅은 각 나라의 침구에 맞게 최적화돼 있어 기능이 다소 다르다.
이 대표는 “최적의 성능을 내기 위해 수 만번의 실험을 거친다”며 “침구청소기는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밖에 실험을 진행할 수 없어 수 만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 가장 최적의 포인트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싱글베드 기준 3분 청소에 90% 이상 이물질을 제거해야 레이캅 침구청소기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평소 침구를 자주 햇볕에 말리는 등 침구 청결과 위생을 중시하는 편이다. 레이캅코리아가 주목한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침구 청결에는 신경을 쓰지만 이를 도와줄 별다른 가전제품이 없었다는 점이 일본에서 레이캅코리아의 성공가능성을 높였다.
실제로 레이캅은 제품을 실제로 사용한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갔다. 이 대표가 “운이 좋았다”고 표현한 이유다. TV 방송에서 유력 연예인들이 레이캅의 필요성을 알렸고, 순수하게 제품을 홍보해주는 방송에서 제품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여러차례 제품이 언급되면서 판매가 급격히 늘어났다. 일본에 진출했던 2012년 538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2013년 1368억원, 2014년 190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침구청소기를 사용하세요’라는 감성 마케팅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레이캅이 왜 다른 침구청소기보다 우수한가’를 보여주는 마케팅으로 전략을 바꾸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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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보다 많은 나라에 레이캅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제는 한 나라에 팔더라도 제대로 제품을 팔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일본에서 거둔 성공 노하우를 중국에도 접목, 시장을 확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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