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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B씨가 성인이 되자마자 혼인신고를 마친 뒤 일본 오사카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이들의 신혼여행은 일본에 도착한 그날 새벽 끝이 났다. B씨가 화장실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한 것이다.
A씨는 현지 경찰에 “아내가 화장실에 씻으러 들어갔는데 쓰러져 사망한 것 같다”며 다급하게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화장실에 숨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근처에는 사용한 흔적이 있는 주사기와 니코틴 원액이 담긴 병이 있었다.
A씨는 경찰에 “평소 우울증이 있던 아내가 술을 많이 마시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일본 경찰은 유족 동의하에 B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B씨가 급성 니코틴 중독으로 사망한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아내 사망 열흘 만인 2017년 5월 4일 한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신혼여행 중 숙소에서 아내가 우울증으로 숨졌다”며 사망보험금인 1억 5000만 원을 달라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 아내에게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보험금 수령인을 자신으로 처리했다.
보험사가 극단적 선택은 보험금 지급이 안 된다고 하자 A씨는 한숨을 내쉬며 실망을 표현했다.
보험사 직원은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감지했고, 이를 경찰에 제보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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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와 같은 증거는 타살을 밝히기에는 부족했고, 경찰은 일본 현지 경찰에 요청해 부검감정서를 확보했다.
감정서에 따르면 숨진 B씨의 팔에 3개의 주삿자국이 발견됐다. 위에서는 니코틴과 알코올이 검출되었으며 혈액에서는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 A씨는 아내가 과음으로 만취한 상태에서 홧김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정작 숨진 B씨의 혈액에서는 알코올이 검출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B씨가 술이 흡수되기도 전에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받은 경찰은 매우 강력한 독성 물질인 니코틴은 1회 주사 시 바로 독성이 퍼져 스스로 팔 3곳에 주사를 놓을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경찰은 A씨를 추궁해 니코틴을 아내에게 주입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A씨는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어 해 니코틴 주입을 도와줬을 뿐, 살해한 것은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는 심신 미약을 주장하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혼여행을 빙자해 아내를 살해하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준비했다”면서 “아내가 숨지기 직전 니코틴 중독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텐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거짓말하는 등 최소한의 염치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결국 대법원까지 가게 된 이 사건은 대법원이 A씨의 상고를 기각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