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안태범 교수는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데 있어 과거에는 떨림이나 느려짐 같은 운동이상 증상에 집중했었다”며 “최근에는 치매를 포함한 우울증, 후각이상, 수면장애 등 비운동 증상도 상당히 중요해졌다고 보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 교수는 “파킨슨병 관련 유전자가 많이 발견되어 질병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게 된 것도 최신 흐름이다”라고 언급했다.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은 ‘과잉행동’과 ‘과소행동’으로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과잉행동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떨림이고, 과소행동은 느려지거나 둔해지는 증상이다. 글씨나 목소리가 작아지는 것, 냄새를 잘 못 맡거나 침을 흘리는 것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어르신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이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겨져 파킨슨병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자다가 배우자를 때린다든지, 침대에서 떨어진다든지 하는 수면장애나 대변을 잘못 보는 증상도 파킨슨병의 초기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허리나 어깨, 무릎에서 발생하는 통증이 외과적으로 명확하게 진단되지 않을 때도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안태범 교수는 “환자마다 개별화해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한다. 질환의 진행 과정에 대해 모두 알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의 증상과 치료만을 생각하기 쉽다. 보다 큰 그림을 가지고 전체 치료 계획을 세우고, 환자가 이를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돕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환자가 수동적이 되기 쉽지만, 의사는 환자가 치료 목적과 과정을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입장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 질환 너머에 환자가 지닌 문제를 다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