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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동물용 항체의약품업체 애드바이오텍의 설립은 정 대표에게 운명과도 같았다. 어려서부터 가업이었던 종돈장 ‘정진농장’의 일손을 도우며 동물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다. 1985년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자마자 부친의 제의에 주저 없이 회사를 잇기로 한 이유이기도 했다.
한 생명이 세상에 태어나 안정기에 이르기까지 관리하는 게 정 대표에게는 큰 보람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가장 마음 아팠던 일도 어쩔 수 없는 질병으로 죽어가는 동물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생명에 대한 애정이 그를 끊임없이 채찍질했고, 이 덕분에 애드바이오텍은 해외에서 찾을 수 있는 원천기술도 보유하게 됐다. 회사에서 살다시피 했던 당시의 버릇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고 한다.
그의 스마트폰 속에 간직한 사진에도 동물에 대한 애정이 드러났다. 이날 인터뷰 동안에도 찰나의 휴식시간도 정 대표는 반려동물에 대한 얘기로 채워 넣었다. 그의 스마트폰 사진첩은 2마리의 개와 2마리의 고양이 사진이 수두룩했다. 그중에는 길에서 입양해온 고양이도 있었다. 자신의 자식들 사진만큼이나 많은 양이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애정은 ‘백신과 항생제의 한계를 대체할 기술을 개발한다’는 경영가로서 목표로 귀결됐다. 정 대표의 꿈에 동행하는 이들도 많다. 녹십자 수의약품 개발 연구원 출신인 한장혁 최고운영책임자(COO), 서울대학교 분자생물학 박사인 김창훈 최고기술책임자(CTO), 한국식품연구원 출신 국내 IgY 선도자인 이남형 기술이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 대표는 “백신과 항생제가 적용되지 않는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동물용 항체의약품 기술 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