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도 좋지만 제조업+ICT가 일자리 창출
지난 18일 여의도 기계진흥회관에서 만난 박영탁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상근부회장은 “손에 잡히는 창조경제 모델을 성공시키려면 기계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만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 부회장은 먼저 독일 암베르크에 있는 지멘스 공장을 방문한 사례를 소개했다. 이 곳은 지난 2월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직접 방문을 할 정도로 지멘스 내부에서도 가장 혁신적인 공장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달 암베르크 공장에 갔더니 20여년 전부터 제조업이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인더스트리 4.0을 시작했더라. 1989년이후 생산성이 8배 늘어난 것은 물론 품질도 좋아졌다. 데이터를 축적해 빅데이터도 하고 사물인터넷(IoT)도 하더라. 카카오톡도 발전해야 하지만 제조업과 ICT를 합치는 작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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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산업은 1967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자주국방을 위한 방위산업을 키우기 위해 ‘기계공업진흥법’이 제정된 뒤 본격적으로 육성되기 시작했지만, 이후 자동차·전기전자 등이 떨어져 나가면서 지금은 두산중공업(034020), 현대중공업(009540), 두산인프라코어(042670) 같은 중공업이나 공작기계 회사, 주조·열처리, 사출금형 같은 부품·소재 중소기업들이 활동한다.
그는 기계산업이 처한 어려움으로 △엔저에 따른 채산성 악화 △중국의 기술 추격 △심각한 인력난 등을 꼽았다.
중국, 맹추격..기계산업 기술격차 1.4년
기계산업은 2013년 현재 3만7921개 사업체(10인이상 사업체기준, 조선 제외)에 146만 명에 종사해 543조 원의 생산을 담당한다. 하지만 기술격차는 최고 국가인 미국에 비해 78.4%, 4.4년 뒤진다. 중국에는 아직 1.4년 앞선 수준이나, 2012년에 비해서는 기술격차가 0.5년이나 줄었다(기획재정부 2015년 5월).
박 부회장이 기계융복합기술연구조합을 만들고, 제조기반 설계기술 고도화 사업에 각별한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뭐니 뭐니 해도 기술력 확보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2012년 말 조합을 만들어 업계가 필요로 하는 연구과제를 발굴합니다. 이후 정부와 협의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지원해 주지요. 대부분 중소기업인데요 현재 9개 과제가 진행되고 있고, 5년 짜리 대형 과제도 추진 중입니다.”
사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기계산업진흥회는 더 이상 회원사에 R&D 예산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됐다. 당시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 업종별 R&D 지원 기능이 합쳐진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2010년 부회장 취임이후 별도의 R&D 지원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기계융복합기술연구조합을 만들었다.
1977년 청와대 중화학공업기획단 정책조정실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산업자원부 산업기계과장, 특허심판원장,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 등을 거친 기술정책전문가로서의 면모다.
부품·소재 뿌리 기업에 소프트웨어 파워를
박 부회장은 주조·열처리, 사출금형 같은 기계 부품 소재 기업들의 인력난 해소에 각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2, 3년 소기업에서 기술을 익히면 대기업으로 간다”면서 “그래서 생각한 게 주조나 열처리 등 세부 기술분야별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업계에 보급하는 일이다. 손에 기름 때 묻혀 일하던 데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것으로 업무 패러다임을 바꾸면 고급 인력들이 소기업에도 좀 머무를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기계산업진흥회는 컴퓨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 기법인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작년에 220개 기업에 보급했고, 2016년까지 870개 기업에 보급할 예정이다.
6월 23일에는 이데일리,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2015 제1회 대한민국 JEJOUP(제조업) 포럼’을 연다.
양재역 엘타워 5층(매리골드 홀)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포럼에서는 제조기반 설계기술 고도화 사업 참여 인력 및 회원사 등이 모여 CAE 최신 트렌드 및 활용 사례와 공정관리 및 제조용 앱(APP) 기술 및 활용사례 등에 대해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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