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CB Insights)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글로벌 VC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한 총액은 250억 달러(약 29조46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액수로, 2020년 연간 투자 총액의 85%를 넘어서고 있을 만큼 시장의 시선을 받고 있다.
2021년에 VC가 가장 주목한 기업은 복강경 수술로봇 개발 스타트업 ‘CMR 서지컬’로 약 6억 달러(7000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CMR 서지컬은 이미 지난 2016년부터 시리즈A(2000만 달러), 2018년 시리즈B(1억 달러), 2019년 시리즈C(2억 4000만 달러) 등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대장 질환 등 까다로운 조건에서 최소한의 부분만 절개하는 수술 로봇 베르시우스(Versius)가 주력이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쏟아지는 관심이 높다. 의료 AI 기업 루닛이 대표적이다. CB 인사이트가 공개한 2020년 ‘디지털 헬스 150 기업’에 선정된 루닛은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유일한 한국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루닛은 지난 7월 미국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던트헬스로부터 3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2014년 이후 81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루닛은 이를 통해 올해 IPO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코스닥에 입성한 제이엘케이(322510)(JLK)나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한 뷰노(338220)의 사례를 잇는 것이다. 루닛 외에도 뉴로핏, 코어라인소프트, 딥노이드 등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VC들의 초기 투자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기존 신약 개발 등 약물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투자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살피는 셈이다. 바이오 관련 투자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만한 신성장 산업”이라며 “AI나 빅데이터 등 의료 데이터 기반의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