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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풀 한 포기 서지 못한 척박한 등마루를 걷는 한 사람이 보인다. 지구땅이라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곳은 어디인가.
미국작가 케이시 맥키(42)는 현대인의 자기정체성에 관심이 많다. 소셜미디어라든가 신자유주의라든가 하는 사회·정치이슈를 끌어들여 ‘우리, 잘살고 있나’를 묻는 거다. 기법은 사진과 회화를 결합하는 방식. 주로 흑백사진을 출력해 유화물감으로 색을 입혀낸다.
내 발 딛은 현실에서조차 멀어져 가는 세상이 사막에서 홀로 사투를 벌이는 우주인의 사정과 다를 게 없단 구상. 이보다 적나라할 순 없다.
10월 26일까지 경기 과천시 코오롱로 스페이스K서 로버트 프라이와 여는 2인전 ‘풀리지 않는 자아’(Unpacking Ego)에서 볼 수 있다. 사진·캔버스에 오일. 130×180㎝. 작가 소장. 스페이스K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