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의 공지예 사장. 공씨는 최근 자체 생산이 가능한 초콜릿 제조 공장을 세우고, 다양한 제품의 콩 초콜릿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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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의 생산제품. 공지예 사장은 파주의 특산물인 장단콩으로 만든 ‘DMZ파주장단콩초콜릿’과 ‘DMZ새알초콜릿’ ‘DMZ파주콩초콜릿’ 등 콩으로 만든 다양한 초코릿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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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의 화두는 단연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조경제 실현이다. 관광분야에서도 창조경제 실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융·복합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그 일환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다.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관광 부문의 창업과 연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실시하고 있다. 공모전이 열린 지난 3년간의 성과는 눈부시다. 총 1331개팀이 출품해 그중 80개팀의 아이디어가 선정됐다. 이들 중 사업화에 성공한 업체는 52개소에 이른다. 올해도 1004팀의 사업아이디어가 출품돼 88개팀이 수상하는 등 나날이 공모전의 관심과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공모전에 당선한 업체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의 DMZ파주장단콩초콜릿. 공지예 사장은 파주의 특산물인 장단콩으로 초콜릿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부드러운 초콜릿의 촉감과 고소한 장단콩의 조합이 특이하면서도 맛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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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有)에서 유(有)를 만들어내다
‘창조관광 성공기업’으로 소개할 두 번째 업체는 디엠제트드림푸드다. 이 업체는 2011년 6월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아이디어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 업체는 파주 시의 특산물인 장단콩(검은콩, 서리태)으로 ‘DMZ파주장단콩초콜릿’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장인 공지예(41) 씨는 자사의 제품인 ‘장단콩초콜릿’의 제조과정을 체험프로그램으로 제안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없었던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닌 ‘기존에 존재하던 것에서 다른 무엇을 더해 새롭게 만드는 것’으로 공씨의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이는 공모전의 목적과도 부합했다. 관광산업을 ‘관광’이라는 틀 안에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타산업에서도 관광산업으로의 진입을 유도하고, 관광산업에서도 타산업으로의 진출을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산업 간 진입장벽을 허물어 아이디어의 ‘빅뱅’을 유도하는 것은 공모전의 목적이기도 하다.
‘DMZ’(비무장지대)라는 파주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은 장단콩을 특산물로 관광상품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공씨는 “파주에는 세계유일의 생태자원인 DMZ가 있어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파주시를 방문하지만 파주를 상징할 기념품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지역 특산물인 장단콩을 알리고 파주 DMZ를 상징할만한 관광기념품과 체험관광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DMZ파주장단콩초콜릿’을 개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파주 장단콩은 파주 임진강쌀, 파주 개성상인과 함께 ‘장단삼백’이라 불리며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을 만큼 귀한 식품이다. 지난 1913년 우리나라 최초 콩장려품종으로 선발된 데 이어 1970년 민통선북방지역 마을 입주를 기점으로 콩집단 단지가 조성되면서 현재까지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11월 ‘파주장단콩축제’가 열려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의 눈과 입맛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공씨는 파주 장단콩으로 초콜릿을 만들어 기존 콩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제품으로 창조해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땅콩·아몬드초콜릿이 아닌 비무장지대 청정지역인 파주에서 생산된 장단콩이 들어있는 초콜릿이 탄생했다.
|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의 공지예 사장. 공씨는 최근 자체 생산이 가능한 초콜릿 제조 공장을 세우고, 다양한 제품의 콩 초콜릿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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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했던 첫 인생... ‘암’으로 두 번째를 살다
공씨의 어린시절은 불우했다. 청각장애인이었던 부모님은 1973년 공씨가 태어나자 마자 이혼했고, 공씨는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파주시 문산읍의 약 3평(약 10㎡)짜리 쪽방에서 외할머니는 남의 밭일을 도우며 받는 일당 5000원으로 공씨를 키워냈다. 공씨는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어린 손주가 가여웠는지 꾸지람 한번 안 하셨다”며 “먹을 것이 없으면 옆집에서 떡을 얻어와 먹이곤 하셨다”고 했다. 태권도 특기생이었던 공씨는 고등학교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되기도 했지만 더 이상 운동을 할 형편이 못 되자 학교를 그만뒀다.
학업을 중도 포기한 공씨는 대신 검정고시를 치르고 1996년 방송통신대에 입학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논술학원 강사와 지역신문 기자 등으로 일해 돈을 모은 뒤 2000년 친구와 함께 파주 시내에 작은 닭요리 전문점을 열었다. 하지만 적자가 쌓여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2006년에는 유일한 가족이었던 외할머니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공씨는 “이제 이 세상에 나 혼자 남았다는 생각에 우울증까지 찾아왔다”고 했다.
2007년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평소 감기 한 번 앓은 적 없던 공씨는 건강검진에서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생존확률이 50%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항암치료를 받고 나면 온몸이 으스러질 것 같을 정도로 힘들었다. 공씨는 “사실 젊은 나이에 미혼인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기에 회한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공씨는 이를 악물었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한 번도 거르지 않았고, 매일 산책과 식이요법도 병행했다. 공씨는 “하나님이 두 번째 인생을 살라고 주신 기회”라며 항암치료 중에도 가발을 쓴 채 노인주간 보호센터에서 치매노인 수발을 들며 요양보호사 1군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드디어 2008년 12월 기적적으로 마지막 치료까지 무사히 마쳤다. 지금도 공씨는 정기검사를 받으며 혹시나 모를 암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의 공지예 사장. 공씨는 최근 자체 생산이 가능한 초콜릿 제조 공장을 세우고, 다양한 제품의 콩 초콜릿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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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항암치료가 모두 끝난 2008년 12월, 공씨는 호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까까머리 중학생 같은 모습으로 세계 각국의 이방인들과 함께 호주의 사막을 여행했다. 공씨는 “파리떼가 우글거리는 어느 낙타농장에서 점심으로 센드위치를 먹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산행하는 강행군을 하면서 앞으로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가슴으로 찾았다”고 회상했다. 배낭 여행 마지막 날, 공씨는 지구의 배꼽이라는 호주의 울루루 사막을 걸으면서 “전 세계를 다니며 무역을 하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공씨는 즉시 실행에 옮겼다. 암 보험금 등 전 재산 1억원을 투자해 파주 통일촌의 컨테이너 한동을 빌려 2009년 회사를 설립했다. 공씨는 “처음에는 난관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며 “품질 좋기로 유명한 장단콩을 사들여 개발하다보니 자금난에 시달렸고, 또 콩으로 초콜릿과 어울리는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해 9월, 공씨는 매일 초콜릿 수십개를 맛보는 각고의 노력끝에 ‘DMZ파주장단콩초콜릿’을 개발하게 됐다. 직원으로 채용한 주부 4명과 함께 출근해 포장 작업을 하면서 신제품 개발, 디자인, 납품까지 홀로 도맡았다. 장단콩 초콜릿을 알리기 위해 전국의 축제와 박람회를 누볐다.
열심히 뛰다보니 상복도 따라왔다. 공씨의 장단콩초콜릿은 2009년 6월 경기도 ‘DMZ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됐고, 7월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우리 농·특산물 아이디어 상품공모전’에서 농촌진흥청장상을 받았다. 창업 1년 만인 2010년 만인 지난해 4월에는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가 기술보증기금 심사를 통해 벤처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장단콩의 고소함과 초콜릿의 달콤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창업 초기 월 200만원 수준이던 매출도 월 500만원대로 뛰어올랐다. 암, 골다공증, 폐경기 증후군 등에 좋다는 이소플라본(isoflavones) 함유량이 높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장단콩초콜릿을 취급하는 관광기념품 매장은 도라전망대 등 20여곳으로 늘었고 2010년부터는 인터넷 판매도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 또한 공씨의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창업 초기, 공씨에게 각종 교육프로그램 지원과 더불어 시설 지원 등을 지원했다. 공씨는 “한국관광공사는 초기창업자들의 고충해결에 많은 기회와 용기를 주었다”면서 “앞으로도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이 지속적으로 운영돼 관광사업 분야의 예비창업자들에게 훌륭한 멘토가 되어주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공씨는 요즘 더욱 바빠졌다. 파주읍 향양리에 직접 공장을 설립해 자체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외주로 주문 제작했기에 샘플 만들기도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더 큰 꿈을 키우고 있다. 공씨는 “향후 더 다양한 체험관광 상품과 관광기념품을 개발해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에 콩초콜릿 판로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면서 “9월에는 파주시 미주시장개척단으로 LA한인 축제에 참가해 수출시장에도 도전해 보고자 한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의 ‘DMZ파주장단콩초콜릿’ 제조과정을 체험하고 있는 어린이. 이 업체는 파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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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는 파주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DMZ파주장단콩초콜릿’을 직접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중이다. 사진은 ‘파주장단콩초콜릿’ 만들기를 체험하고 있는 가족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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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엠제트파주드림푸드(주)는 파주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DMZ파주장단콩초콜릿’을 직접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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