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인 ‘N번째 연애’ 남녀 주인공인 이무기(왼쪽)와 유나리. (그림=다음웹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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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웹툰 ‘N번째 연애’흔히 사람들은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에서 연애에 대한 판타지를 갈구한다. 현실에서 느끼지 못했던 연애의 감정이나 판타지를 허구의 세계에서 찾는다. 그만큼 연애와 사랑은 사람들에게 원초적이면서 가장 자극적인 요소다. 때문에 대다수의 콘텐츠들은 사랑에 대해 판타지적인 요소를 부여한다. 하지만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인 연애물 ‘N번째 연애’는 결이 다르다. 이 웹툰은 몇번의 연애 경험이 있는 20대 후반의 평범한 남녀가 가질 수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30대를 곧 앞두고 있는 현실 속 청춘들의 연애에 대한 솔직한 생각들을 100% 가감없이 그려냈다.
여주인공은 5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깊은 늪에 빠져 있는 유나리. 전 남자친구가 자신과 헤어진 후 불과 2달 만난 새로운 여자친구와 결혼을 한다는 소식에 혼란에 빠진다. 자신도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에 나간 나리는 그 자리에서 훈남 이무기를 만난다. 그렇게 둘은 자연스럽게 연인의 관계가 된다.
| 주인공 유나리는 5년을 사귀었던 전 남자친구가 불과 2달 만난 새로운 여자친구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그림=다음웹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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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은 이런 연애의 과정을 인터뷰 형식처럼 풀어나간다. 나리와 무기가 각자 제3자와 인터뷰하는 식으로 자신의 속내를 독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해준다. 따라서 독자들은 웹툰 속 주인공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인터뷰 형식이어서 주인공들의 속내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반면 스토리에 몰입하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다소 구성이 혼란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다.
N번째 연애에서 두 주인공들은 서로를 미지의 캐릭터로 바라본다. 현실 속 남녀들이 처음 만나 서로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사람은 어떨까’라는 의문에서부터 ‘이 사람이 싫어하면 어쩌지’같은 불안함까지 지극히 현실적이다. 아직 무료 공개된 회차가 4화에 불과해 스토리 전개에 대한 평가는 어렵지만 지금까지 전개 방식을 보면 특이한 구성인 것은 분명하다. 기존에 있던 로맨스 웹툰과는 구성은 물론 느낌도 다른 편이다. 이전의 연애가 지금의 연애에도 영향을 끼치기도 하고 서로의 과거를 질투하기도 하며 과거의 실수를 거울삼아 본인을 되돌아보기도 하는 실제 20대가 고민하는 연애에 대한 여러 담론을 담담하게 플어나가는만큼, 이 웹툰은 의미가 있다.
작화 역시 날카롭지만 독특하다. 펜터치가 날카로운 편이지만 캐릭터들의 감정 묘사는 부드럽게 잘 이어간다. 2014년 레진코믹스에서 ‘사자와의 저녁식사’를 연재한 경험이 있는 율로 작가가 이번엔 공감 100% 로맨스 장르로 돌아왔다. 판타지보다 현실적인 연애에 대한 공감을 원하는 독자들이라면 N번째 연애에 몰입할 수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 ‘N번째 연애’는 중간중간 독특하게 인터뷰 형식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가 눈길을 끈다. (그림=다음웹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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